다른지구·미래

춘산 채지가 중 "남강철교" 소개

영원오늘 2010. 6. 8. 21:30

옮긴인 김충식

 

정월(正月)이라 보름날은 일년(一年)에도 명절(名節)일세
형님 형님 사촌 형님 놀러가세 구경 가세
앞집에야 김씨 형님 뒷집에야 이씨 형님
새 옷 입고 단장하고 망월차(望月次)로 어서 가세
광한전(廣寒殿)이 높았으니 월궁선아(月宮仙娥) 맞이 가세


달 가운데 계수나무 상상지(上上枝)를 꺽어다가
머리 위에 단장하고 신선선녀(神仙仙女) 짝을 지어
호천금궐(昊天金闕) 높은 곳에 우리 상제(上帝) 옥황상제(玉皇上帝)
선동옥녀(仙童玉女) 데리고 가서 세배(歲拜)드리러 올라가세
맑고 맑은 월궁세계(月宮世界) 양친부모(兩親父母) 모셔다가
천년만년 살고지고 무궁무궁 극락(極樂)일세
올라가세 올라가세 다리없이 어이갈고


칠월칠석(七月七夕) 오작교(烏鵲橋)는 견우직녀(牽牛織女) 걷는 다리
만리중원(萬里中原) 승평교(乘平橋)는 문장호걸(文章豪傑) 걷는 다리
십선사(十善寺)에 광토교(廣土橋)는 당명황(唐明皇)의 걷던다리
청운녹수(靑雲綠水) 낙수교(洛水橋)는 과거 선비 걷는 다리
우리 다리 어디 있노 대강철교(大江鐵橋) 바라보니
이 다리가 뉘 다린가 경상도(慶尙道)의 놋다리라
놋다리는 무쇠다리 튼튼하고 튼튼하다


형(兄)님 형(兄)님 사촌형(四寸兄)님 손길 잡고 올라가세
이 다리는 누가 놨소 부처님의 도술인가
천지풍(天地風)? 대풍(大風)?로 춘왕정월(春旺正月) 진목탄(眞木炭)에
동남풍(東南風)을 빌어다가 삼이화(三離火)에 불을 살라
금강철(金剛鐵)을 뽑아낼 제 천지도사(天地道士) 모였던가
이다리는 뉘다린가 경상도의 놋다리라


십오야(十五夜) 밝은 달은 달도 밝고 명랑(明朗)한데
우리 대장(大將) 놋대장 천지수단(天地手段) 손에 있네
정 첨지는 헛 첨질세 바람결에 돌아가고
활활 가서 세세 보니 남에 남천(南天) 무지겐가


천지공사 시작할 제 우물가에 터를 닦아
구년홍수(九年洪水) 막아낼 제 차돌 싸서 방천(防川)하고
진심갈력(眞心竭力) 지내가니 우우풍풍(雨雨風風) 고생(苦生)이라
고생 끝에 영화되고 작지부지(作之不止) 군자(君子)로다
우리동포(同胞) 건지려고 남모르는 고생 지질하다
너와 나와 손을 잡고 같이 가세 어서 가세
어서어서 바삐가세 늦어 가네 늦어 가네
이 다리는 뉘 다린고 경상도(慶尙道)의 놋다릴세
의심말고 어서가세 일심(一心)으로 건너가세
내 손잡고 놓지마라 떨어지면 아니 된다
우리오빠 매몰하네 왜 이같이 못 오는가
우리 서울 새 서울 이라 가면 옳게 가네


서출양관(西出兩關) 무고인(無古人)은 한번 가면 못 오나니
가련강포(可憐江浦) 바라보니 타향타도(他鄕他道) 가지마라
만국성진 일어날 제 다시 오기 어렵도다
지남지천(之南之北) 하지 말고 앞만 보고 건너가자
자(子)머리에 뿔이 나니 쥐뿔 같은 말이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을 구멍이 있었구나
알자 하니 창창하고 모르자 하니 답답하다


세상동요(世上童謠) 들어보소 철천지(徹天之) 포원(抱寃)일세
하우말년(下愚末年) 된다더니 하우(下愚)로서 해원(解寃)하네
부(富)하고 귀(貴)한 사람 해원할 게 무엇인고
권(權)이 있고 잘난 사람 그만해도 자족(自足)하고
유식(有識)하고 똑똑하면 그만해도 해원이지
시호시호 이내시호 해원시대(解寃時代) 만났더라


말도 마오 말도 마오 부귀자(富貴者)는 말도 마오
저의 해원(解寃) 다 했으니 들을 리(理)가 어디 있노
하느님이 정(定)한 운수(運數) 알고 보면 그러하지
부(富)하고 귀(貴)한 사람 장래(將來)는 빈천(貧賤)이오
빈(貧)하고 천(賤)한 사람 오는 세상 부귀로다
괄시 마라 웃지 마라 빈천하다 괄시 마라
고단하고 약한 사람 길을 찾아 들어오고
가난하고 천한 사람 도(道)를 찾아 입도(入道)하고
눈 어둡고 귀먹은 사람 해원하러 찾아드네


해원시대(解寃時代) 만났으니 해원(解寃)이나 하여 보세
제가 무엇 안다 하고 요리조리 핑계하나
정(定)한 날이 어김없이 별안간에 닥쳐오니
닦고 닦은 그 사람은 해원문(解寃門)을 열어 놓고
육부팔원(六腑八元) 상중하재(上中下才) 기국(器局)대로 될것이요
비장용장(飛將勇將) 상중하재(上中下才) 기국(器局)대로 되는구나
장(壯)할시구 장(壯)할시구 육부팔원(六腑八元) 장(壯)할시구
기장(奇壯)하다 기장(奇壯)하다 이내사람 기장하다
비천상천(飛天上天) 하올 적에 축천축지(縮天縮地) 하는구나


풍운조화(風雲造化) 품에 품고 해인조화(海印造化) 손에 들고
도해이산(渡海移山) 하올 적에 태평양(太平洋)이 평지(平地)로다
무수장삼(長衫) 떨쳐입고 운무 중에 비껴서서
용천검(龍泉劍) 드는 칼은 좌수(左手)에 높이 들고
고선승(考先繩) 놋줄일레 우수(右手)에 높이 들고
만국문명(萬國文明) 열어놀 제 예의문무(禮儀文武) 겸전(兼全)이라
우수(右手)에 놋줄 던져 죽는 백성 살려주고
좌수(左手)에 용천검(龍泉劍)은 불의자(不義者)를 항복받아
천둥(天動)같이 호령하니 강산(江山)이 무너지고
인의예지(仁義禮智) 베푼 곳에 만좌춘풍(滿座春風) 화기(和氣)로다


장할시구 장할시구 부귀도 장할시구
부귀도 장하지만 도통(道通)인들 오죽할까
좁고 좁은 도화 뜰에 만국병마(萬國兵馬) 진퇴(進退)로다
청천(靑天) 같은 대동세계(大同世界) 화류구경(花柳求景) 더욱 좋다
구경났네 구경났네 도임행차(到任行次) 구경났네
도임행차 하실 적에 천지만물 진동한다
어떤 사람 저러하고 어떤 사람 이러한고
어제 보던 저 사람들 불감앙시(不敢仰視) 어인일고
이내 포원(抱寃) 어이할고 철천지(徹天之) 포원(抱寃)일세


오만 년을 정했으니 다시 한번 때가 올까
웃어봐도 소용없고 울어봐도 소용없다
피를 토(吐)하고 통곡하니 애통해서 못 살겠네
철천지 포원일세 다시 한번 풀어볼까
그만일세 그만일세 한탄한들 어이할까
형님형님 사촌형(四寸兄)님 같이 가자 권고할 제
게으르다 칭(稱)탈하고 바쁘다고 칭탈하고
부모말 유(有)하다 칭탈하고 남 비웃는다 칭탈하고
이탈 저탈 비탈인가 오늘 보니 대(大)탈일세
내 꾀에 내가 넘어 사자 하니 포원일세


형님형님 사촌형님 이내 팔자(八字) 어이할꼬
형(兄)님 형(兄)님 사촌형(四寸兄)님 이내 운수 놓을시고
우리양반 밭갈더니 오늘 보니 서울 양반
우리양반 초동목수(樵童牧수) 오늘 보니 어사낭군(御史郞君)
우리양반 병(病)든 양반 오늘 보니 선관(仙官)일세
우리양반 먼데양반 신선(神仙)되어 다시 왔네

 
극락세계(極樂世界) 되고 보니 신명인사(神明人事) 일반(一般)일세
지성감천(至誠感天) 아니려면 만나보기 어렵거든
이내 성심(誠心) 지극(至極)터니 죽은 나무 꽃이 피네
부처님의 도술(道術)인가 하나님의 조화(造化)인가
꿈도 같고 생시(生時)도 같네 이런 일이 어디 있나
이 다리가 뉘 다린가 경상도(慶尙道)의 놋다리라


천상선관(天上仙官) 전(傳)한 도(道)를 이내 노래 지어내어
너의 창생(蒼生) 건지려고 언문가사(諺文歌詞) 전(傳)해주니
이내 말을 웃지 말고 자세자세 살펴내어
일심공부(一心工夫)하여 가서 해원이나 하여보소
한번 가면 그만이지 어느 때가 다시 올까
좋은 기운(氣運)이 오게 되면 너의 신세 갈까보냐
손을잡고 놓지말고 좋은때를 기대(期待)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