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아래의 모든 그림과 내용은 수메르, 혹은 신들의 고향에서 옮긴 글임을 밝힙니다.
# 주님의 날과 12번째 행성의 궤도.
고대 세계의 천문학과 종교적 신념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12번째 행성,
즉 '신들의 행성'은 태양계 안에 있다는 것과 그것이 거대한 궤도를 갖고
주기적으로 지구 근처에 돌아온다는 것이다. 12번째 행성, 즉 '횡단하는 행성'
을 나타내는 그림문자는 십자가였다.
이를 설형문자로 표기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그런데 이것은 동시에 수메르의 최고신이었던 '안(아누)'을 의미하기도
했고, '신성하다'는 뜻 또한 가지고 있었다. 셈어에서는 이 상징이
아래의 그림과 같이 변화된다.
위의 글자는 타브(tav)라고 읽히는데 '징조'라는 뜻이었다.
실제로 고대 세계의 사람들은 12번째 행성의 주기적인 접근을 격변과
새로운 시대의 징조로 받아들였다. 메소포타미아의 기록들은 12번째
행성의 주기적인 출현을 예측 가능하고 관측 가능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위대한 행성 :
그는 검붉게 나타난다.
그는 하늘을 둘로 가르며
니비루(횡단하는 행성)로 선다.
행성의 도착을 다루고 있는 기록들은 대개 그것이 지구와 인류에 미칠
영향을 예언하는 예언서들이다. 톰슨(R.C.Thompson) 교수는 12번째
행성이 '목성을 돌아' 횡단의 지점에 이르는 여정을 기록하고 있는
몇 개의 문서들을 복원해 냈다.
(니비루가) 목성의 지점에서
서쪽을 향할 때는
안전하게 거처할 수 있는 시간이다.
행성이 목성의 지점에서
더 밝아지고
점차 게자리 궁으로 들어서게 되면
아카드는 풍요롭게 될 것이며
아카드의 왕은 강력해질 것이다.
니비루가 최고점에 이르면
땅은 안전해질 것이며
적의 왕들과도 평화롭게 될 것이다.
신들은 기도를 듣고 탄원을 들을 것이다.
그러나 니비루가 더 가까이 오면 강한 인력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홍수가 일어난다.
하늘의 주권을 가진 행성이
밝아지면
비가 내리고 홍수가 질 것이다.
니비루가 근일점에 이르면
신들이 평화를 선물할 것이다.
비가 내리고 홍수가 질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의 학자들처럼 히브리의 예언가들도 12번째 행성이
지구로 다가와 인간에게 보이는 때를 새로운 시대의 시작으로 보았다.
하늘의 주권을 가진 행성이 가져올 평화와 번영에 대한 메소포타미아의
예언과 주님의 날 이후에 지구에 찾아올 평화와 정의에 대한 구약의
예언의 유사성은 선지자 이시아의 말에서 가장 잘 그러난다.
메소포타미아 기록들은 인간을 창조하기 위해 지구의 '진흙'과 신성한
'피'를 혼합했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전한다. 한 기록에는 엔키가
'신들을 위한 노예를 만드는 지혜를 필요로 하는 일'을 신들에게
요구받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그는 모신
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압주의 바로 위
지구의 토대에서 가져온
진흙을 철저하게 섞어서 빚어라.
그 진흙을 적당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젊고 지식이 풍부한 젊은 신들을 보내겠다.
[창세기] 2장에도 상당히 기술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그리고 야훼 엘로힘이
땅의 진흙으로 아담을 만드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아담이 살아 있는 영혼이 되었다.
[창세기] 2 : 7.
흔히 '영혼(Soul)'이라고 번역되는 히브리어는 '네페시(nephesh)'인데,
살아 있는 생명체를 생기 있게 만들고, 생명체가 죽으면 사라지는
무엇인가를 말한다. 그런데 모세 5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곳곳에서 '피가 곧 네페시'이기 때문에 동물의 피는
먹지 말며 인간에게도 피를 흘리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구약에서는
피와 네페시를 동일시하고 있는 것이다.
구약은 인간의 창조에 있어서 피의 역할에 대해 또 다른 실마리를 제공한다.
아담이라는 말의 어원인 아다마(Adama)라는 단어는 땅에 있는 아무 흙이나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특히 검붉은 흙만을 뜻한다.
또한 아카드어 아다마투(adamatu, 검붉은 땅)와 같은 뜻의 히브리어
아다마, 히브리어 아돔(adom) 등은 모두 피를 뜻하는 단어인
아다무(adamu)나 담(dam)에서 나온 말들이다. 따라서 신에 의해 창조된
인간을 '아담'이라고 이름 지을 때, 구약은 수메르인들이 흔히 하던 것처럼
단어의 다중적 의미를 가지고 일종의 언어유희를 했던 것이다.
즉, 아담은 '땅의 사람(지구인)'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붉은 흙으로
만들어진 사람' 또는 '피로 만들어진 사람'이라는 뜻을 모두 가질 수 있다.
인간창조에 대한 메소포타미아 기록에도 피의 중요성은 명백하게
기록돼 있다. 엔키와 닌후르쌍이 인간을 창조하기 위해 일을 하던 병원
같은 장소의 이름을 '심티(shimti)의 집'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를 '운명이 결정되는 집'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심티라는 단어는
수메르어 시임티(SHI.IM.TI)에서 나온 말로, 한 음절씩 떼어서 해석하면
'숨-바람-생명'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심티의 집. 즉 '비트 심티(Bit Shimti)'는
문자 그대로 '생명의 바람을 불어넣는 집'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구약의
표현과 아주 유사하다.
아카드인들이 수메르어 시임티를 번역하기 위해 사용했던 단어는
나피시투(napishitu)인데 구약의 네페시와 같은 말이다. 그리고 네페시나
나피시투란 모두 피 속에 있는 생명과 관련된, 정확히 지칭하기 어려운
무엇인가를 뜻하는 말이었다.
구약이 실마리만 제공하는 데 비해 메소포타미아 기록들은 이 주제를
아주 분명하게 다루고 있다. 피가 인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혼합물에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을 밝힐 뿐만 아니라, 그 피는 반드시 신의 신성한
피여야 한다고 적고 있다.
네필림이 인간을 창조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의 지도자는 '내가
피를 모으고 뻐를 만들어 생명체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또한 '그 피는
특별한 신의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엔키는 '원시 노동자들을 그의
형태에 따라 만들자'고 말한다.
12번째 행성을 다루고 있는 메소포타미아의 기록들 중 하나를 보면
그 움직임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신의 행성인 마르둑 :
처음 나타난다 : 수성
천구에서 30도 각도로 떠오른다 :목성
그리고 우주 전투의 자리에 선다 : 니비루
위의 '그림 114'에서 알 수 있듯이, 위의 수수께끼 같은 기록은 많은 학자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처럼 12번째 행성을 다르게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12번째 행성의 움직임을 묘사한 것이며,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12번째 행성의 궤도 중 가장 중요한 세 지점을 지적한 것이다.
12번째 행성이 지구 근처로 접근할 때, 그것을 관측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는
수성과 정렬될 때이다. 다시 말해 '지구 - 수성 - 12번째 행성'이 일렬로
늘어설 때인 것이다. 그런데 이때의 직선은 '태양 - 지구 - 12번째 행성의 근일점'을
연결한 직선에서 정확히 30도 아래쪽에 위치한다(A지점).
12번째 행성은 지구로 더 가까워지면서 목성의 궤도를 지나게 되는데,
이는 A지점에서 30도 더 아래로 내려온 곳에 해당한다(B지점).
그리고 12번째 행성이 더 진행해 최초의 충돌이 있던 지점으로 돌아오게 되면,
이곳에서 12번째 행성은 '횡단하는 행성' 즉 니비루가 된다(C지점).
그리고 이 지점이 바로 12번째 행성이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근일점이다.
근일점을 지난 후 12번째 행성은 다시 먼 우주로 돌아가는 여행을 하게 된다.
따라서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구약의 기록에(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하늘의
왕권의 재림을 예언하는 신약의 기록에) 나타나는 '주님의 날'에 대한 기대는,
고대 수메르에 살던 사람들의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다.
즉 왕권을 지닌 행성이 주기적으로 지구 근처에 돌아오는 것을
직접 본 경험에 따른 것이다.
또한 12번째 행성의 주기적인 출물이 지구에서 관찰 가능했다는 사실은
그것이 태양계의 행성이라는 가정도 확인시켜 준다. 이런 점에서 12번째
행성의 궤도는 혜성의 궤도와 비슷한 것으로 추측된다. 75년마다 지구
가까이에 오는 핼리(Halley) 혜성과 같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혜성들은 아주 오랫동안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같은 혜성인지를 알기가 쉽지 않다. 또 어떤 혜성들은 인류역사에 단 한번만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들은 수천 년에 이르는 공전주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면 코호테크(Kohoutek) 혜성은 1973년 3월에 발견됐는데,
1974년에 지구로부터 7,500만 마일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가 곧 태양
뒤쪽으로 사라졌다. 천문학자들은 이 혜성이 앞으로 7,500년에서 75,000년
후의 어느 때인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12번째 행성의 주기적인 출몰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12번째 행성은 코호테크보다는 짧은 주기를 갖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천문학자들은 왜 이 행성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 일까?
그 이유는 12번째 행성의 공전주기가 코호테크 혜성의 예상 공전주기 중
가장 짧은 것의 반 정도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12번째 행성의 위치는 지구에서
명왕성까지의 거리보다 무려 여섯 배나 더 먼 곳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거리에서는 태양의 빛을 반사해도 지구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하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실 토성 너머의 해성들조차 관측을 통해 발견
됐다기보다는, 이미 알려진 행성들의 궤도가 발견되지 않은 행성들로부터
인력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에 기초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서 먼저 발견되었다.
천문학자들이 앞으로 12번째 행성을 발견한다면 역시 이런 수학적방법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미 '미지의 행성(Planet X)'이 존재한다는
가설이 나와 있는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혜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972년 캘리포니아 로렌스 리버모어 천문대의 브래디(J.I.Brady)는 핼리 혜성의
궤도가 약 1,800년 주기로 태양을 돌며 크기가 목성 정도인 어떤 행성의 양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런 행성이 있다고 해도 그 거리가
약 60억 마일 정도나 되기 때문에 그것의 존재는 수학적으로만 예측될 수 있다.
물론 12번째 행성의 공전주기가 1,800년일 수도 있겠지만 메소포타미아의 기록과
구약을 살펴보면 약 3,600년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많은 근거들을 찾을
수 있다. 수메르어에서 숫자 3,600은 커다란 원으로 표현된다. 이것은 샤르(shar,
위대한 지도자)라는 행성의 형용사로 사용되기도 하고, '완전한 원'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동시에 숫자 3,600도 의미한다. 행성의 이름과 원형의 궤도, 그리고 숫자
3,600을 동일한 상징으로 표시했던 것이 그저 단순한 우연일 수는 없다.
바빌로니아의 사제 겸 천문학자 베로수스(Berossus)는 대홍수 이전에 지구를 다스렸던
10명의 지도자(왕)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의 저서들을 요약한 알렉산더 폴리히스토르
(A.Polyhistor)는 '(베로수스의)두번째 책에서는 칼데아의 10명의 왕과 그들 각각의 통치
기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들이 통치 기간은 대홍수 때까지 120샤르 동안 다스렸던
10명의 지도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또 그 지도자들과 그들의 도시가 모두 고대
메소포타미아에 있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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