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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일류 대학] 미국 쿠퍼 유니온대

영원오늘 2008. 1. 11. 11:38
  • [세계 초일류 대학] (1) 미국 쿠퍼 유니온대
  • 졸업때까지 `독창적 작품' 내야...최우수 고교생 200명 선발 .
  • * 뉴욕=최우석기자 wschoi@chosun.com *
    입력 : 1999.03.05 19:02
    • ## 졸업때까지 `독창적 작품' 내야...최우수 고교생 200명 선발 ##.

      쿠퍼 유니온대엔 운동장이 없다. 미국 대학마다 없는 곳이 없는 수영

      장도 체육관도 없다. 거창한 도서관도 없다. 도서관 갈 일이 있으면 인

      근 뉴욕대학(NYU) 도서관이나, 뉴욕 시립도서관, 파슨스 도서관을 이용

      하고 승마를 하고 싶으면 센트럴파크를 활용한다. 뉴욕 대학생들은 그래

      서 쿠퍼 유니온을 기생 대학이라 놀린다. 그러나 쿠퍼 유니온 학생들은

      개의치 않는다.



      사진설명 :

      쿠퍼 유니온대학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엔지니어링 건물 지하 실험실에서

      공작 기계를 다루면서 모형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공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없는 게 없기 때문이다. 공과대 최강자답게

      실험 기자재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20만달러를 들여 디자인센터를

      세웠고, 올해 75만달러를 들여 최첨단 기기가 들어간 스튜디오를 준비하

      고 있다.

      학생 1인당 실험실 투자액은 2000달러 수준으로, MIT, 스탠포드보다

      앞선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 6층짜리 공대 건물 전체가 거대한 실험실이

      다. 각층마다 학부생이 쓸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이 5대 이상 배치돼 있

      다. 기계공학과 학과장 르메 교수는 "MIT에서는 실험 기기와 위크스테이

      션이 대학원생전용이지만, 이 곳은 학부생들이 쓴다"며 "실험실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르메 교수 사무실이 3평 남짓한 좁은 방이지만

      전용 실험실은 30평이 넘는다.

      학생수 850명에 정교수 56명, 초빙교수 184명의 초미니 대학. 독립된

      건축학과와 공과대학 그리고 미술학부밖에 없는 대학이 공과대학 최강자

      가 될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공부하는 데 필요한 부문에만' 집중투자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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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쿠퍼유니온대학-MIT공대 비교


      무엇이든 순위 매기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 기준으로 보자. 박사과정

      없는 대학 가운데 96년 이후 3년 연속 연속 1위(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

      트). 박사과정 있는 대학과 '동일한 조건' 아래 미국내 우수 공과대학

      5위권(U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머니지(지) 선정 학비 없는 대학 순위

      96년 이후 연속 1위. 월스트리트 저널 모회사인 다우존스가 매년 발행하

      는 바론 선정 최우수 공과대학.

      취업율 98%(대학원진학 포함). 아무 기업에나 가는 게 아니다. 거의

      전원이 포춘지 선정 100대 기업에 취업한다. 평균 초임 4만달러. 미국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졸업후 평균 초임이 약 3만달러(US & 월드리포트

      조사)임을 감안하면 쿠퍼 유니온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화려한 트로피가 놓인 자리 아래엔 살인적인 평가가 입을 벌리고 있

      다. 매년 입학하는 200명 가운데 수학 수능성적 600점(만점 800점) 미만

      이 단 한명도 없다. 그런데도 한 학년을 마치고 나면 평균 40명이 탈락

      한다. 기숙사벽에 펜으로 눌러 쓴 낙서들이 섬뜩하다. "나는 자고 싶다.

      공부가 무섭다.".

      3과목을 듣기 위해 하루에 읽어야할 책 분량이 평균 100페이지. 2년

      전 학생들은 예습량을 하버드 대학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데모를 했다.입

      학생 가운데 무사히 졸업하는 학생은 평균 140명. 이중에서 4년안에 졸

      업하는 학생은 절반인 70명에 불과하다.

      중국계 슈첸용(서진영·여·기계공학과 3년)씨는 "쿠퍼에서 첫 2년을

      살아남으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고 했다. 지난달 말 기자가학

      교를 방문했을 때 슈첸용은 점심시간인데도 바깥에 나가지 않고 실험실

      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숙제를 하고 있었다.

      졸업생은 반드시 졸업전까지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야한다. 건축 전

      공자는 건축물 모형을 만들어야하고, 전자공학 전공이면 소프트웨어, 전

      자회로기판 등을 작품으로 내놓아야 한다.

      지난해 가을학기 건축학과 실습 강좌는 '물위에 뜨는 다리를 어떻게

      만드나'였다. 뉴욕주 정부 소속 엔지니어와 교수가 함께 강의를 한다.뉴

      욕주가 뉴욕시 강변도로를 보수할 때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다리를 건축

      학과에 디자인 해달라고 주문하면서 강좌가 만들어졌다. 수강생은 4개반

      으로 나누어진다. 다리 디자인 팀, 시의원 등 정치권 설득 팀, 환경보호

      담당 팀, 타당성조사 팀. 각 팀이 연구 결과를 리포트로 제출하면 강의

      끝.

      '현실과 떨어진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학생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얘기이다. 졸업하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일. 쿠퍼유니온은 그가운데서도 최고였다.

      (*뉴욕=기획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