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티벳 사자의 서-죽음의 장

영원오늘 2009. 1. 18. 01:32

티벳 사자의 서-죽음의 장

 

죽음(死)의 장(章) - 직역부분
- 죽음에 이르는 과정
세상이 막 생겨났을 때 초겁(初劫)의 염부제(閻浮提)의 인간들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모태(母胎), 난(卵),물(水)등을 근거로 하지 않고 홀연히 태어나는 화생(化生)의 성격을 지녔다.
둘째, 무한대의 수명을 지녔다.
셋째, 일체의 根이 갖추어져 있었다.
넷째, 신체는 자연스럽게 방출되는 빛에 의해 감싸져 있었다.
다섯째, 부처님의 훌륭하신 자태인 상호(相好)에 버금가는 장엄한 자태를 하고있었다. 여섯째, 단식(段食)에 의하지 않고 마음속의 기쁨을 먹고살았다.
일곱째, 신통력으로 허공(虛空)을 날라 다녔다.
 
모든 인간이 위에서 언급한 칠법(七法)을 가졌지만 이윽고 조금씩 타락하게 되었다.
먼저, 단식을 하고싶어했던 전전세(前前世)부터 훈습(薰習)되어진 습기(習氣)가 깨어나서 그 습기로 인하여 거친 파장을 가진 段食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단식의 찌꺼기가 대소변이 되어 배출되는 문, 남근(男根), 여근(女根)등이 출현했다.
 
한 전전세부터 薰習되어진 성(性)행위의 習氣를 동반한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이 맞아 사음(邪淫)을 저지르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인간은 화생(化生)이 아닌 자궁에서 생을 받는 존재가 되어 차차로 태생(胎生)으로 태어나는 존재로 변했다.
 
그 신체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 맥관(脈管), 체액(體液)의 여섯 가지 요소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뼈(骨), 근육(筋肉), 정액(精液)의 세 가지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살(肉), 피부(皮膚), 혈액(血液)의 세 가지 즉, 육체를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을 염부제(閻浮提)의 인간, 즉 태생의 육체(六體)를 동반한 인간이라 한다.
 
무상유가(無上瑜伽) 탄트라의 가르침을 처음부터 수행하여 탁세(濁世)의 짧은 일생을 통해 성불할 수 있는 인간은 이러한 염부제의 태생의 六體를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이러한 인간의 신체에는 좌, 우, 중앙에 삼맥관(三脈管)과 더불어 칠만 이천개의 맥관(脈管)이 있다. 최후의 죽음의 순간을 맞이할 때, 칠만 이천 맥관내의 모든 풍(風 - 룽)이 먼저 좌우의 관내(管內)에 모이고 양쪽 관에 모인 風은 마지막으로 최후의 중앙 맥관에 용해된다
.
중앙 맥관의 가슴 위치에는 차크라가 있고 그 가운데에는 위가 희고 아래가 붉은 공기 그릇을 포개 놓은 듯한 물방울 형태의 입자(티그리)가 존재한다.
 
그 알맹이 가운데에는 아주 미세한 의식과 그것과 같은 성질을 가진 아주 미세한 風이 있다. 이것을 "지명(持命)의 불멸(不滅)의 風(미싯페소그진키룬)" 이라고 부른다.
 
이 불멸의 풍이 있는 중앙맥관에 용해되어 들어온 상하의 모든 풍이 용해되어버림으로 인해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아주 미세한 풍 이외의 의식을 실어 나르는 수단인 풍이 신체의 어딘가에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죽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 , 즉 오온(五蘊) , 사계(四界), 육처(六處), 오경(五境)과 출발점(出發點)의 오지(五智)인 스무 다섯 가지의 거친 대상이 용해된다.
 
이들 중 먼저 최초로 용해되는 것은 색온(色蘊)중의 다섯 가지 요소 즉, 색온(色蘊), 출발점의 대원경지(大圓鏡智), 지계(地界), 안근(眼根), 자신 속의 오경(五境)중의 색(色) 등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요소가 동시에 용해된다. 이러한 것들이 하나하나 용해되는 징표는 다음과 같다.
 
색온(色蘊)이 용해된 것을 알 수 있는 외부에 나타나는 징후는 팔다리가 전보다 가늘게 되고 신체가 쇠약해져 힘이 없게 된다.
 
출발점(出發點)의 대원경지(大圓鏡智)라는 것은 거울에 영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많은 영상이 한꺼번에 뚜렷하게 출현하는 의식인데, 그것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는 눈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어 마치 백내장처럼 된다.
 
지계(地界)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는 육체의 대부분이 건조해지고 신체의 각 부분이 흐물흐물해지며 몸이 밑으로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안근(眼根)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는 눈까풀이 떠졌다 감겼다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의 오경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는 몸의 색깔이 나쁘게 변하며 체력이 소진된다.
 
이상의 것들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증거로서는 "아지랑이 같은(미기유타우)" 광경이 마음속에 나타난다.
 
이 광경은 마치 사막에 봄 햇살이 내리 쪼일 때 아물아물 반사되는 듯한 마치 물 색깔의 번쩍이는 것이 가득 찬 듯한 느낌을 주는 광경과 같다.
 
 
 
다음 단계는 수온(受蘊) 가운데 다섯 가지 요소 즉, 수온(受蘊), 출발점의 평등성지(平等性智), 수계(水界), 이근(耳根), 자신내의 오경중의 소리(聲)가 마찬가지로 동시에 용해된다.
 
수온이 용해되므로써 외부에 나타나는 징후는 근식(根識)과 같이 존재하는 즐거움(樂), 고통(苦), 평등(平等)의 세 가지 감각을 신식(身識)으로 감지할 수 없게 된다.
 
수계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침, 땀, 혈액, 정액 등의 대부분이 말라 버리고 만다.
 
이근(耳根)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는 몸 내부 및 외부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며 자신내의 오경중의 소리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는 귀 울림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이상의 것들이 용해된 증거로서 "연기와 같은(토우와타우)" 광경이 나타난다. 이는 마치 연기가 충만한 가운데 굴뚝으로부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마치 연기가 충만한것같은 광경과 같다.
 
그 다음에는 상온(想蘊) 중의 다섯 가지 요소 즉, 상온(想蘊), 출발점의 묘관찰지(妙觀察智), 화계(火界), 비근(鼻根), 자신내의 오경 가운데 향(香)이 동시에 용해된다.
 
상온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부모를 필두로 친족들이 누구인지가 생각이 나지 않게 된다.
 
출발점의 묘관찰지라는 것은 친족등,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내는 지식을 말한다. 이것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부모를 필두로 친족들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게 된다.
 
화계(火界)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신체의 체온이 내려가서 먹거나 마신 것들을 소화하는 능력들이 점점 약해진다.
 
비근(鼻根)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콧구멍으로 호흡하는 양이 적어지는 반면 밖으로 토해내는 양이 많아져서 호흡이 거칠어지게 된다.
 
자신내의 오경 가운데 향(香)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코로 냄새맡는 감각이 무디어져 냄새의 좋고 나쁨을 판별하기가 어렵게 된다.
 
이상의 것이 용해된 증거로서는 마음에 "개똥벌레 같은(카난타우)" 광경이 나타난다. 이는 마치 굴뚝으로부터 파란 연기가 뭉게뭉게 나오는 가운데 빨간 불꽃이 조금씩 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는 파를 볶는 냄비의 뒤쪽의 얼룩진 부분 가운데 빨간 불꽃이 조금씩 발산되는 듯한 광경과 비슷하다.
 
다음으로 행온(行蘊) 중의 다섯 가지 요소가 즉, 행온(行蘊), 통상적인 인간의 성소작지(成所作智), 풍계(風界), 설근(舌根) , 자신내의 오경 가운데 미(味)가 동시에 용해된다.
행온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몸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가 없게된다. 통상적인 인간의 성소작지는 세간에 있어서의 활동이나 그 목적 등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며 그것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세간에서의 활동과 그 목적 등이 일절 떠오르지 않게 된다.
 
풍계(風界)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지명(持命) 등의 십풍(十風)이 그 소재지로부터 가슴으로 이동하여 숨을 들이키거나 토하거나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설근(舌根)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혀의 표면 조직이 거칠어지며 그 길이 또한 짧게되며 혀의 뿌리 쪽이 파랗게 변색된다.
 
자신내의 오경중 味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 나타나는 외부의 징후로서는 혀로 여섯 가지 맛(六味)을 판별하는 감각이 없어진다. 이 경우 신근(身根)과 오경중의 촉(觸)도 용해되지만 그것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맨들맨들, 까칠까칠함을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 없어지게 된다.
 
이상의 요소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증거로서는 등불을 태우는 듯한(마르메 바르와타
우) " 광경이 가슴에 속게 나타난다. 그것은 양초의 불꽃이 다 탔을 경우에 불꽃이 작아졌다 커졌다하면서 심하게 흔들리는 듯한 광경과 같다. 사대(四大)의 전자가 후자에 용해되는 (지계가 수계에 , 수계가 화계에 용해되는 것) 양상은 전자(前者)의 대(원소)에 기반한 각각의 의식의 근거가 능력이 수축(쇠약) 해지고 후자(後者)의 능력이 명확해지는 것처럼 되는 것을 "전자의 대종(大種)이 후자의 대종(大種)에 용해된다" 라고 설명하고있는 것이지 "전자의 대종이 후자의 자성(自性)으로 바뀐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면 지계가 수계에 용해되는 것은 의식의 기반이 되는 능력이 쇠약해짐에 따라 지(地)의 풍(風)이 쇠약해져, 수(水)의 풍(風)의 의식의 기반이 되는 능력이 반사적으로 명확해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전자의 능력이 후자로 옮겨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므로 지계가 수계에 용해된다고 설명한 것이지 그냥 토(土 - 地)가 수(水)에 용해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다른 경우에도, 용해된다는 것은 이와 같이 한쪽이 쇠약해짐으로 인해서 다른 한쪽이 언뜻 보기에 현저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의미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사계(四界 - 四大)가 용해된 다음에는
"팔십자성(八十自性)의 분별심(란싱게츄이톳페셈)",
"새하얗게(純白) 나타나는 마음(난와카라무파)",
"새빨갛게(純赤) 빛나는 마음(췌파말람파)",
"암흑(純黑)에 가까운 마음(뉴트프낙람파)",
"죽음(死)의 광명의 마음(티웨왓셀키얌)"이라는 식온(識殡)의 다섯 가지 요소가 반드시 계속해서 마음에 나타난다.
 
八十自性의 분별심(分別心)과 그 전달수단인 풍(풍), 이 두 가지는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 전에 용해되어야만 한다. 팔십자성의 분별심과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 두 가지를 지각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다, 한쪽은 미세하며 다른 한쪽은 거칠고 또한 의식의 차원의 차이가 커다.
 
따라서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의 의식의 단계에서는 이러한 팔십자성의 분별심과 같은 거친 의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 이동수단이 되기도 하는 풍을 동반하는 팔십자성의 분별심이 새하얗게 빛나는 마음에 용해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등불을 태우는 듯한 광경"이 마음에 나타난다. 그것이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에 용해되어 다음과 같은 광경이 출현되는 것이다.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의 단계에 이른 징표로서는 푸른 가을 하늘 밤, 달빛으로 가득한 허공처럼 아주 청결한 흰빛의 상(相)의 경관이 마음속에 나타난다. 그것은 가슴의 위쪽 좌우의 관속에 존재하는 모든 풍이 중앙의 관을 열어 頭頂(머리 꼭대기)의 조금 위에 있는 결절(結節 - 마디)을 열어 그 속에 있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흰 정액( 자를 거꾸로한 형태로 존재한다)이 물의 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밑으로 내려가 가슴의 좌우 관의 여섯 개의 결절의 고리(챠크라)의 위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실제로 몸의 바깥부분에서 달빛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것을 현명(顯明 : 낭와) 또는 공(空)이라 한다.
 
그 다음으로 이동수단인 풍을 동반한 현명(顯明)이 증휘(增輝 : 췌파)에 용해되어 증휘(增輝)의 마음이 나타났을 때 청명한 가을 하늘에 태양의 빛이 가득한 듯한, 이전보다 훨씬 청정하고 맑고 붉은 혹은 적황(赤黃)의 광경이 마음속에 나타난다. 그것은 가슴 아래에 있는 좌우 관에 있는 모든 풍이 중앙의 하문(下門)으로부터 들어가 성기에 가장 가까운 결절의 이음매 등을 순차적으로 풀어나감에 따라 배꼽의 차크라의 중앙에 있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붉은 정액(티벳어 (a)문자의 우측부분인 를 처럼 변형시킨 모양으로 존재하며 불火의 自性을 가짐)이 상승하여 가슴 좌우의 여섯 개의 이음매 밑에 도달할 때까지 그러한 광경이 마음속에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실제로 몸의 외부에서 태양의 빛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것을 "현명증휘(顯明增輝 :난와 체파)"라고 또는 "심공(甚空 : 신투톰파)"이라 한다.
 
그 다음에는 전달 수단인 풍을 동반하는 "증휘(增輝)"가 "근득(近得 :네트프)" 에 용해된다. "近得" 단계의 전반에서는 정오와 밤사이의 청명한 가을하늘이 두터운 암흑에 가득 둘러싸인 것처럼 "암흑에 가까운 마음" 이라고 불리는 광경이 나타난다.
 
그것은 중앙 맥관의 가운데에 윗 부분의 풍과 아랫 부분의 풍이 모여, 가슴의 좌우 여섯 개의 이음매를 풀어 해치면서 중앙맥관의 가슴의 위치에 있는 "불멸(不滅)의 방울(티그리)"에 도달하여 그것에 닿음으로 인해 그러한 광경이 마음속에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몸밖에서 암흑 등이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것을 "근득(近得)" 또는 "대공(大空 : 톰파첸포)"라 한다.
 
또한 "근득(近得)" 단계의 전반부에는 마음속의 광경의 인식 대상을 일으키는 반면, "近得" 단계의 후반부에는 어떠한 인식대상도 상기(想起)시키지도 않고 마치 기절하였을 때와 같은 암흑 상태가 된다.
 
그때부터 아주 미세한 풍과 아주 미세한 마음 이외의 다른 일시적으로 생겨난 풍과 마음이 사라져버리고 말며, 윤회전생의 최초부터 근원적으로 존재하는 극히 미세한 풍과 마음의 상념(想念)이 생길 때까지 "近得"의 후반부의 상념(想念)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된다. 그 다음 아주 미세한 풍과 마음에 상념이 생겨나 "죽음(死)의 광명(光明 - 시웃셀)"이 나타난다.
 
분별(分別- "팔십 자성의 분별심")이 차례로 용해되어버리고, 그 다음에 분별이 다시 생겨날 때까지 청명한 가을 하늘에 달빛이 가득한 것 같은"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의 광경이 나타나며 그 이외의 거친 주관(主觀)과 객관(客觀)의 대립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의 특징이다. 또한 분별이 차례로 용해되어버려, 그 다음에 분별이 다시 생겨날 때까지의 사이에 청명한 가을 하늘에 햇빛이 가득한 것 같은 "청랑한 새빨간 마음의 광경"이 나타나며 그 이외의 거친 주관과 객관의 대립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 "현명증휘(顯明增輝)"의 특징이다.
 
분별이 차례로 용해되어버려, 그 다음에 분별이 다시 날 때까지의 사이에 마치 청명한 가을 하늘에 황혼이 깃들 때 암흑이 가득 차는 것 같은 "청랑한 암흑의 마음의 광경"이 나타나며 그 이외의 거친 주관과 객관의 대립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근득현현(近得顯現 - 네토프난와)"의 특징이다.
 
근득이 광명에 용해되어 광명을 비출 때, "近得"의 후반부의 무상(無想)은 정결하게되어 거친 주관과 객관의 대립이 조금도 없으며, 청명한 가을 허공에 월광, 일광, 암흑이라는 "오염(汚染)의 세 가지 연(緣 -리첵켄슴)"에서 벗어난 여명(黎明)의 허공 그 자체의 색, 아주 청랑하고 청정한 순수한 마음의 광경이 나타난다. 그것은 공성(空性)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등인지(等引智 - 냠샤예셰)"에 있어서 마음에 나타나는 광경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백색과 적색의 두 가지 정액이 "불멸의 티그리"에 용해되어 중앙관의 모든 풍도 아주 미세한 지명의 풍에 용해됨으로 인해 윤회전생의 최초부터 근원적으로 존재하던 아주 미세한 지명의 풍과 마음이 출현함으로 인해 그러한 마음의 광경이 나타나는 것이지 실제로 외부에 청랑한 허공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것을 "죽음(死)의 광명(光明)" 또는 "일체공(一切空)"이라고 한다.
 
실제로 죽음은 이것을 말한다. "죽음의 광명"은 "기본 법신(基本法身)", 그 청랑한 인식 대상을 "기본 자성신(自性身)" 이라 한다. 그것을 인식대상으로 여기는 인식 주체의 지식을 "기본 이해의 지법신(智法身)" 이라고 도 한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은 사흘간 이 죽음의 광명에 머물며 그때부터 희고 붉은 정액(이 각각 몸밖으로 방출되는 것)의 징조가 나타난다. 그러나 병으로 인해 체력이 아주 허약한 사람은 며칠이 지나도 그 희고 붉은 정액의 징조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유가행자(瑜痂行者)는 그러한 경지(境涯)의 힘에 고저(高低)에 의해 그 광명을 법신과 혼합시킬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그 광명에 머무르는가에 있어서 그 기간을 결정하지 못한다고 설해지고 있다.
 
현명, 증휘, 근득의 3가지 광명이 그것에 동반하는 것에 용해된다는 것은 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소멸되었기 때문에 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뚜렷해진다는 것을 전자가 후자에 용해된다고 표현하는 것이지 전자가 후자의 성질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가을 하늘을 예로 든 것은 허공에 있는 먼지를 비가 떨구어내는 것과 허공이 구름에 의해 감추어지지 않고 나타나는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추어질 때 통상 아주 청랑한 허공의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허공이라는 것은 거친 장애를 제거한 청랑한 것 마찬가지로 사공(四空)도 의식상에서 거친 분별의 현현(顯現)을 분석, 극복함으로서 청랑한 마음의 광경을 출현시킨다는 점에서 이 두 가지 표현 방법이 서로 같기 때문에 예로 든 것이지, 허공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현명(顯明)"의 앞에 팔십자성(八十自性)과 그 이동 수단인 풍(風)을 동반하는 것이 용해되어버렸다면, "顯明", 增輝", "近得"의 세 가지 경우에는 용해되어야 하는 풍이 더 이상 없냐 하면 일반적으로 풍에는 미세한 것(타모)과 거친 것(라크파)이 존재하기 때문에 거친 것이 용해되어 버렸다고 해도 미세한 것은 존재한다. 따라서, 미세한 풍만이 지식의 의지처(근거)가 되는 시점이라는 것은 풍이 "현명(顯明)"에 용해된 시점부터 "광명(光明)"이 용해될 때까지의 기간을 일컫는다.
 
사공(四空)의 경우, 전자의 의식으로부터 후자의 의식에로 점점 미세해짐으로 인해, 의
식상에는 최초의 마음의 광경인 세속의 거친 현현(顯現)들이 약해져 청랑한 마음의 광경이 나타나는 것이지 "공성(空性)"을 인식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인의 경우에는 마음은 실체가 있는 것으로서 집착만 할 뿐, 그 이외의 다른 실체는 없는 현현(즉, 空性의 顯現)은 마음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 경우 사공(四空)은 유정(有情)이 죽는 시점에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이므로 죽을 때 공성을 이해한다면 누구라도 노력(수행)하지 않고 해탈할 수 있다는 말이 되어버리고 만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죽음의 광명"이 나타나더라도 이것이다 하고 인식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이거구나 하고 확신하면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어머니의 광명(마이웃셀)"이라고 하는 반면, 수도에 의해 얻은 깨달음으로 연결된 광명을 "아이의 광명(프이웃셀)"이라 한다.
 
이 두 가지를 "죽음의 광명"의 시점에서 혼합하여 관상(觀想)하는 것을 "모자의 광명의 혼합(웃셀마이티파)"라 한다. 그러면, 이 죽음의 광명이 일반적으로 광명의 조건을 바르게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유가행자(瑜伽行者)가 "모자의 광명"을 혼합하고 공성을 또한 이해하여 그 광명의 의미를 파악하는 경우에는 광명의 조건을 바르게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일반인들에게 저절로 나타나는 "죽음의 광명"은 거친 주객(主客)의 대립을 무시한 사실만을 광명이라고 이름 지운 것일 뿐, 광명의 조건을 정확하게 갖춘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광명에는 두 가지가 있다. 미세한 공성이 인식 대상으로 되는 광명과 그것을 이해하는 지혜(예셰)"가 인식 주체가 되는 광명이 그것이다. 이러한 죽음의 과정은 무상유가(無上瑜伽) 탄트라의 "생기차제(生起次第)", "구경차제(究境次第)"라고 하는 죽음을 법신으로 전환시키는 수도론(修道論)과 "비유의 광명(페웃셀)"으로부터 "승의(勝義)의 光明(토운키웃셀)"에 이르기까지의 정화대상의 중심이므로 이것을 잘 이해해 두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죽음(死)의 장(章) - 해설부분
- 죽음에 이르는 과정
금부터는 "사자(死者)의 서(書)"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
"세균"은 티벳밀교의 독특한 술어(術語)로써 라마(僧)가 직접 제자에게 경전을 강의하거나 해설을 해주는 것을 일컫는다.
 
본서에서 제일 처음에 나오는 "세균"이 바로 "죽음(死)의 장"에 관한 것이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생각함)"까지 들추어내어 이야기할 것도 없이, 역사 속에서 보듯이 인간은 늘 죽음에 대하여 생각해 왔다.
 
죽음이라는 개념은 모든 민족, 세대를 초월하여 인간에게 최고로 신비롭고 심원한 개념으로써 그 비밀을 명확히 밝힐 수만 있다면 인간에게 주어지는 모든 고통이 해소될 것으로 믿어진다. 아득한 이천 오백년전 , 고대 인도에서 이런 죽음을 뛰어넘어 극복함으로써 그 비밀을 명확히 밝혀 영원한 윤회전생의 속박에서 해방된 한 명의 수도자가 있었으며 그 수도자가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다.
 
티벳 불교에 전승되고 있는 "사자의 서"는 부처께서 도달하신 깨달음의 경지를 통하여 죽음의 비밀을 명확히 헤쳐나가면서 부처가 되는 구체적인 방법론인 "생기차제(生起次第)", 구경차제(究境次第)"의 두 가지 수도 과정으로 인도하는 불후의 "비밀의 가르침"인 것이다. 구체적인 해설 편에 들어가기 전에 개략적이지만 이 "사자의 서"가 지니는 성격과 특징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티벳 밀교뿐만 아니라 불교 수행자가 추구하는 목표는 단 하나, 즉 인간의 고통의 근원인 집착(執着)을 버리고 윤회전생으로부터 해탈하여 완전한 자유를 이루어 궁극적으로는 부처를 이루는 것으로써 이를 이루기 위한 방법론은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예를 든다면, 밀교와 같이 구체적인 수도론이 없는 현교(顯敎)라든지, 크리스트교라든지, 힌두교나 일본의 신도 , 꼭 종교적인 체제를 가졌다고는 할 수 없는 도교(道敎)의 가르침 등이 있다. 또한,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단지 담담하게 일상생활을 보내며, 결혼하고, 자식을 가지고 수많은 고난을 겪음으로써 어느 날 홀연히 종교를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일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종교적 방법론이 준비되어 있다하더라도, 실제 현재 생을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부처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티벳밀교는 이렇게 제언한다.
 
당신이 혹시, 살아가는 지금, 금세(今世)에서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어 인류의 최고의 이상인 부처의 경지에 도달하고자한다면, 최고의 즉효성을 가진 밀교라는 방법론이 있습니다. 더욱이,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도 이것 이상의 방법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 라고 이렇게 티벳밀교의 전통이 확신 있게 말하는 것이 바로 궁극적인 수도론인 무상 유가 탄트라의 가르침이다. 이러한 무상유가(無上瑜伽)탄트라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단,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수도론은 지금까지 인류와 많은 종교들이 모색해왔던 부처를 이루기 위한 모든 방법론의 정수(精髓)가 응축(凝縮), 망라(網羅)되어 티벳밀교 독자적으로 다듬어진 궁극적 수도(修道)시스템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리라.
 
거기에는 바라몬교, 원시(原始)불교, 모든 대승(大乘)불교, 소작(所作), 행(行), 유가(瑜伽 - 요가) 탄트라라는 기본적인 유가행과 인도의 전통적인 신체론을 기반으로 한 성적(性的)인 유가행인 탄트리즘 등, 이러한 각각의 진리와 죽음의 개념 등을 취사선택(取捨選擇), 혼연일체(渾然一體)를 이루어 지금껏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없었던 궁극적인 완성된 수도체계가 있다.
 
구체적인 방법론은 티벳불교의 각 종파에 의해 여러 형태로 전승되어 여러 종류의 수도론이 갖추어져 있지만 그 근본이 되는 것은 기본적인 수도의 초기과정인 "생기차제(生起次第)"와 불교에서의 모든 수행을 완성시킬 수 있는 수도과정인 "구경차제(究境次第)" 등의 두 가지 과정이다.
 
게룩파 이외의 종파에 전해지는 "나로 육법(六法 -나로 트도크)", "챠크갸 찬포(大印)", "조크첸(大究境)"등의 수도론은 대체로 이 두 가지의 과정의 변종(變種)이 아닌가 하고 생각되어진다. 이러한 과정에는 그 근간이 되는 두 개의 커다란 흐름(柱)이 존재한다.
 
그 하나는 원시불교, 그리고 각종 대승불교를 거쳐 면면히 배양되어져온 부처에 도달하기 위한 진리인 공성관(空性觀)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공성관을 체득하여 그것과 융합하기 위한 보다 즉효성이 있고 효과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최고의 유가행인 탄트리즘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게룩파에 전승되어온 "사자의 서"의 가르침은 이런 무상 유가 탄트라에 전승되어진 두 가지의 수도론의 과정에 실제로 들어가기 전에 거쳐야만 하는 필요 불가결한 준비단계이며, "죽음"이라는 인생에서의 최대의 전환점을 이용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부처의 경지에 이르기 위한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비밀의 가르침"인 것이다.
 
게룩판 "사자의 서"의 정식 명칭은 "기본삼신(基本三身)의 구조를 보다 명확히 밝히기 위한 등불(크슨키나므샤랏프셀돈메에)" 이다.
 
구체적인 성립과정에 관해서는 권말의 해설로 미루겠지만 이른바 14 세기의 티벳의 테르텐(매장경전 전승자 埋藏經典 傳承者) 카르마 링파에 의해 쓰여지고 미국의 인류학자 에반스 빈츠에 의해 세상에 소개되어진 닝마판 "사자의 서(바르도 토도르)"와는 그 성립과정과 목적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파르도는 본서에서 상세히 다루게 될 생(生)과 사(死)의 중간상태를 말하며 일반적으로는 중유(中有) 또는 중음(中陰)등으로 불려진다. "토돠르"는 "들어서 해탈한다"는 의미이며 죽은 자가 다음 生에 이르기까지의 정해진 기간 머리맡에서 좋은 내세(來世)로 이끌 수 있는 힘을 지닌 라마에 의해 "사자의 서"를 읽어 들려줌으로써 부처의 경지와 정토에 이를 수 있게 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책이다.
 
물론 이러한 "생", "사", 그리고 "중유"의 상관 관계를 제대로 배움으로써 살아있는 동안 해탈을 기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본적인 성향을 살펴보면 그 책은 "읽어 들려줌(룽균)"이 절대조건이 되어있다. 티벳 불교뿐만 아니라 밀교의 전법에는 이러한 "경전을 읽어 들려주는 것"이 꼭 필요하며 여기에는 상승(相承 - 룽균)자의 육성과 말씀이 매개(媒介)가 된다.
 
그러므로 만일, 밀교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어느 날 돌연 책을 펼쳐, 독학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모든 비법을 깨우쳤다하더라도 상승자(相承者)로부터의 육성(룽균)과 개입이 없다면 그 사람의 수도는 어디까지 깨우쳤더라도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꼴이 되고 만다.
 
이와 같은 이야기가 게룩파 판의 "사자의 서"에도 있지만 단,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면을 버리고 긴 시간에 걸쳐 숙성되어진 내용만을 배우고 심도 있게 읽는 것은 동시에 티벳 밀교의 무상 유가 탄트라의 진수를 배우는 것이다.
 
책제목의 기본삼신(基本三身)은 금세(今世)의 "죽음(死)", "중유(中有)", 다음생(來世)의 "삶(生)"의 단계에서 윤회의 주체가 되는 자의 몸(身體)을 말하고 있지만, 무상 유가 탄트라에서는 이러한 삼신의 단계를 부처가 지닌 세 가지의 신체에 비유하고 있다. 부처의 삼신은 "법신(法身)", "수용신(受用身)", "환신(幻身)"을 말한다.
 
부처라는 존재는 공성(空性)을 이해하여 올바른 지혜를 언제나 갖추고 있다. 예를 들면 보살이라도 공성을 명상하면서 인간을 구제하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 그러나 부처는 공성을 명상하면서 공성과 자신이 합일(合一)되는 것을 체험하면서 동시에 인간을 구제하는 활동을 할 수가 있다. 이러한 언제나 갖추어진 공성을 올바르게 아는 지혜를 "법신(法身)" 이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부처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로부터 떠나, 의식으로만 된 몸을 가질 수 있다. 이 의식이라는 것은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세속에 물든 의식이 아니라 청정한 공성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의식이다. 이러한 청정한 의식으로 된 몸은 언제 어디든지 갈 수 있으며 이런 몸을 "수용신(受用身)"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수용신은 수행을 쌓은 성자들은 만나 뵙고 친히 가르침을 구할 수 있지만 우리들 범부들에게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범부(凡夫)인 일반 중생들에게도 보이는 모습으로써 인간의 모습을 하고 우리들의 앞에 나타나는 몸이 "변화신(變化身)"이라고 불리는 존재이다. 티벳인들은 달라이라마 법왕(法王)에 대해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수용신"인 관세음보살이 중생구제를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변화신"이 바로 달라이 라마 법왕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금세(今世)의 죽음, 내세(來世)까지 그 중간의 중유(中有), 그리고 내세(來世)라는 윤회의 구조를 있는 그대로 이용하여 진정한 부처의 모습인 "법신", "수용신", "변화신"을 이루고자하는 것이 무상 유가 탄트라가 추구하는 최종적인 목적이다. 이를 위하여, 무상 유가 탄트라에는 정화의 대상인 부처의 삼신(三身)을 획득하기 위한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사(死)", "중유(中有)", "생(生)"이라는 윤회(輪廻)의 과정을 제대로 알아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쓰여진 책이 바로 게룩파판의 "사자(死者)의 서(書)" 이다.
 
이 책은 18세기 아므도 지방의 라마(僧)인 얀첸 가로에 의해 쓰여졌다. 얀첸가로는 여러 가지 경전과 해설서에 있던 "死", "中有", "生"에 관하여 쓰여진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발췌하여 아주 짧게, 그러나 중요한 부분은 빠뜨리지 않고 망라하였다. 현재 게룩파에는 밀교를 배우고,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수도 과정에 들어가는 승려에게는 필요 불가결한 가장 중요한 기본자료가 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필자가 배운 텍스트는 필사본인데 이는 당초 티벳 승려들이 인도에 망명하였을 때, 이 책을 가지고 나온 승려가 한 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분의 텍스트를 베껴 적은 것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이 책 "사자의 서"는 밀교를 마음에 두고 있는 분은 물론, 그렇지 않은 일반인들에게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지난여름, 남인도 규메寺를 방문했을 때, 규메사의 장관인 소남 게르첸 예하(猊下)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게룩파의 "사자의 서를 배우는 사람은 특별한 덕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책을 배워 그 구조를 잘 이해하여 머리속에 간직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죽음에 즈음하여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든지 귀가 들리지 않게 될 때, 기(氣)가 심하게 움직여 무의식중에 중유 상태로 몸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을 배워 그 구조를 잘 이해하여 머리 속에 간직한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게 된다든지 귀가 들리지 않게 되더라도 그것을 죽음의 과정에 필히 찾아오는 징표로서 받아들여 계속해서 마음속에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여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죽음의 광명"이 찾아 왔을 때, 그것을 보고 "공(空)"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뒷받침이 된다면, 다음 생에서는 반드시 좋은 세상에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은 닝마파에 전승되어온 "사자의 서"와는 달리, 죽고나서 들려준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살아가는 동안에 배워서 수도(修道)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규메寺에 머무르고 있을 때, 간덴寺의 게셰 로산 간완 스승(師)에게서 이 "사자의 서" - "기본 삼신의 구조를 명확히 밝히는 등불"을 배웠다. 상세한 프로필은 별항으로 미루겠지만, 로산 간완 스승은 현재 간덴寺의 최고의 학승(學僧)의 위치인 "게셰 파라파"의 지위에 계시는 학덕을 겸비한 희대(稀代)의 수도승 이시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해설 문은 필자가 로산 간완 스승으로부터 수개월에 걸쳐 배운 "기본 삼신의 구조를 명확히 밝히는 등불"에 대한 강의록의 핵심이 되는 것으로써 이러한 강의에 의해 직역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많은 비밀의 가르침을 차례로 명확하게 밝힐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해설 문은 본문(직역한 부분)과 해설을 따로 두지 않고 합쳐서 진행해 나간다. 이런 형태는 티벳 불교의 전법에서는 흔히 있는 방법론으로서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될지 모르겠지만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어디까지나 결과적으로 무엇을 전달하여야하는가 하는 본질적인 면을 우선 시하는 형태라는 것을 인식해 주기를 마란다. 비유, 인용, 그리고 그 외의 강의 내용의 대부분이 로산 간완 스승에 의해 설명된 부분으로, 필요에 따라 다시 해설을 덧붙였다. 여기서는 원전에 기반을 두면서 게룩파 파의 "사자의 서"의 가르침을 스승께서 필자에게 가르쳐 주신 것처럼 가능한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티벳밀교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티벳불교의 독특한 술어(術語)가 빈번히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질 부분도 있다고 생각되어지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독자 여러분은 무상 유가 탄트라를 배움에 있어서 최고로 중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부처의 지혜, 무상 유가 탄트라의 본질이 아주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으리라.
 
그러면 이제, 최초의 단계인 "죽음(死)의 章"의 해설에 들어가기로 하자. 우선, 이 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인류의 역사에서 어떠한 단계를 거쳐 현재와 같은 모습을 지니게 되었는가에 대한 도입부에서부터 인간이 수명이 다해 물질로써의 육체가 분해되어 그것에 따라 약해져서 상실하게 되는 감각이나 능력에 관한 고찰과 이때 윤회의 주체(일반적으로는 혼이라는 개념)가 되는 것을 분석과 실상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고있다.
어쨌든 이 "죽음(死)의 장(章)"이 수도자에게 있어서나 일반적으로 불도(佛道)의 길을 걷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장이기 때문에 잘 숙지하여 두기 바란다.

염부제(閻浮提)의 인간의 최초에 대하여
세상이 막 생겨났을 때의 염부제(閻浮提 - 인간세계)의 인간들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고 "사자의 서"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태(母胎), 난(卵),물(水)등을 근거로 하지 않고 홀연히 태어나는 화생(化生)의 성격을 지녔다는 것.
한사람 한사람이 무한대의 수명을 지녔다는 것.
일체의 인간이 오근(五根) 만족(일체의 근이 갖추어져있는 것)이었다는 것.
신체는 자연스럽게 방출되는 빛(오로라)에 의해 감싸져 있었다는 것.
부처님의 신체상의 특징을 겸비하고 있었다는 것.
고형물(固形物)에 의하지 않고 마음속의 기쁨을 먹고살았다는 것.
모든 인간들이 아주 뛰어난 초능력(신통력)을 지니고 그 초능력으로 자유스럽게 허공(虛空)을 날라 다녔다는 것.
 
그러나 이윽고 조금씩 타락하게 되었으며 그 상황을 판첸라마 1세인 로산 쵸겔는 "생기차제(生起次第)의 실지(悉地)의 진수(眞髓)"라는 책에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지상에는 아주 뛰어난 맛, 마치 가공하지 않는 벌꿀과 같은, 색깔은 마치 신선한 버터 같은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것을 어떤 사람이 전전세부터 가지고 있던 고형물을 먹던 행위가 의식의 깊숙한 곳에 축적된 여력(餘力 - 習氣)으로 인하여 손끝에 찍어서 먹어보았다.
아마 맛이 있었을 것이리라.
이것을 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것을 먹고 말았다.
 
그 결과 몸으로부터 방출되던 빛이 사라지고 신통력은 약해져 어둠이 생겨났다.
그래서 한군데 모여 걱정한 업(業)에 의해 태양과 달이 생겨났다.
이러한 업에 의해 처음으로 일시(日時)라는 시간적 개념이 생겨났다.
 
이 때, 지상의 음식물을 많이 먹었던 자는 색깔이 더러워졌지만 조금밖에 먹지 않았던 사람은 좋은 색깔을 보존하고 있었던 관계로 좋은 색깔을 지닌 자가 자기는 훌륭한 반면 너는 열등하다고 욕을 퍼부었다.
 
이러한 업에 의해 지상의 음식물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이번에는 익히지 않은 벌꿀과 같은 맛의 통카꽃같은 색깔을 한 것이 지상에 가득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먹었지만, 앞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똑 같은 과정을 거쳐 사라지고 말았다.
 
다음에는 카탐프카 꽃과 같은 색깔을 가진, 비슷한 맛의 음식이 지상에 가득했지만 이번에도 그 전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사라지고 말았다.
 
다음에는 껍질이 없는 쌀 같은 것으로, 뿌리가 손가락 4개 정도 길이의 음식물이 지상에 가득했다. 이것들은 경작할 필요도 없이 아침에 심으면 아침에 거두고, 저녁에 심으면 저녁에 거두고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거친 음식물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그것을 먹고 배출물로써 대소변을 하게되어 남근(男根), 여근(女根)등을 갖추게 되었다.
 
다음에는 전전세부터 의식 속에 축적되어온 성행위(性行爲)를 하던 여력을 가진 두 사람이 성행위를 하였다. 다른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돌을 던지면서 불륜이라고 입을 모아 욕을 하였다. 그 두사람은 성행위를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벽과 지붕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집이 만들어지게 된 시초가 되었다. 이러함과 동시에 사람은 화생(化生)에서 자궁에서 태어나는 태생(胎生)으로 바뀌어 갔다.
 
어느 날, 매일 열매를 맺는 식물을 어떤 게으른 사람이 그날과 다음날의 이틀 치의 식물을 거두어서 갔다. 그랬더니 이것을 본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이번에는 몇 년치의 식물을 수확하여 저장하였다. 그랬더니 이 업에 의해 가만히 두어도 자라던 식물은 생육(生育)이 정지되어, 씨를 뿌리고 경작을 해야만 자라게 되었다.
 
또 어느 날, 어떤 자가 자기의 쌀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쌀을 훔쳐감으로써 서로간의 싸움과 비방이 시작되었다. 이를 발단으로 하여 점차로 십불선업(十不善業) 즉, 살생(殺生), 투도(偸盜 - 도둑질), 사음(邪淫), 망어(妄語 - 거짓말), 기어(綺語 - 아첨), 악구(惡口 - 비방), 양설(兩舌 - 이간질), 탐욕(貪慾), 진에瞋樰 - 성냄), 우치(愚癡 - 어리석음)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사람 중에 정직하고 바른 생활을 한 관리가 임명되어 법 제도와 처벌을 공명정대하게 집행하였으며 이에 대해 모든 사람들은 한해 수확량의 6 분의 1씩을 헌상하게 되었다. 이것이 왕이 생겨난 시초이며 "사람들이 존경하는 왕"으로 불리게 되었다.



무상 유가 탄트라의 기초 용어
 
상유가(無上瑜伽) 탄트라는 독특한 신체관(身體觀)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기본이 되는 개념이 다음에 소개할 "풍(風 - 룽, 의식)"이다. 화생에서 태생으로 변해온 인간의 육체에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 맥관(脈管), 체액(體液)의 여섯 가지 요소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뼈(骨), 근육(筋肉), 정액(精液)의 세 가지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살(肉), 피부(皮膚), 혈액(血液)의 세 가지 즉, 육체를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인간을 "염부제(閻浮提의 인간", "태생의 육체(六體)를 동반한 인간" 이라 하며 無上 瑜伽 탄트라의 가르침을 수행하여 탁세(濁生)의 짧은 일생을 통해 성불할 수 있는 인간은 이러한 염부제의 태생의 六體를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무상 유가 탄트라에서는 부처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천상계(天上界)나 아수라계(阿修羅界)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닌 바로 이 사바세계(娑婆世界 - 인간계)에 태어난 인간이어야 한다. 게룩파에서 인식하고 있는 신체관에 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여기서 간단히 그 구조와 관계를 서술하겠다.
풍(風 - 룬)
"風"은 도교에서 말하는 "기(氣)"나 요가에서의 "프라나"에 해당하는 것이다. 무상유가 탄트라에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성립케 하는 것이 바로 이 "風"이라고 한다. 게룩파에 의하면 風은 항상 의식(意識)과 함께 한다고 한다. 이것을 판첸라마 1 세는 "눈은 보이지만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의식'이라 할 수 있으며, 건강한 다리를 가지고 있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을 '풍'이라고 할 수 있다. 양쪽이 힘을 합해 목적지에 가는 것처럼 의식도 풍을 타고 인식 대상에 이른다" 라고 양자(兩者)간의 불가분한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맥관(脈管 - 나디)
태내(胎內)에서 풍의 영(靈)적인 통로를 맥관(脈管)이라 한다. 맥관은 몸 전체에 칠만 이천개가 있으며 그 중심이 되는 곳은 등뼈 앞을 통하는 중앙 맥관(中央脈管 - 워마), 좌관(左管 - 로마), 우관(右管 - 캔마)등의 삼관(三管)이다. 중앙맥관의 상단은 머리꼭대기(頭頂)를 지나 미간에까지 뻗쳐있으며 하단은 성기(性器)의 끝에까지 이른다. 그 증앙맥관과 나란히 좌우관이 상하로 뻗어있다. 그리고 좌우에서 중앙관의 머리꼭대기, 목구멍, 배꼽, 성기 등에 일 회, 가슴의 위치에 삼 회씩 좌우 합쳐 14회 감싸고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중앙 맥관은 풍이 들어갈 수 없는 진공상태(眞空狀態)로 되어있으며 풍은 좌우 관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뻗어있다.
 
불멸의 티그리(滴 - 방울)
중앙맥관의 가슴의 위치에는 위쪽 절반이 희고 아래쪽 절반은 붉은 "불멸의 티그리"로 불리는 작은 옥구슬 모양의 입자(粒子)가 있다. 그 속에는 아주 미세한 의식과 그러한 의식의 이동 수단인 아주 미세한 풍이 들어있다. 이 의식과 풍이야말로 우리들이 윤회를 할 때, 전세에서 금세, 내세로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해주는 것이다. 금세(今世)의 인간으로서의 눈(眼)의 의식과 來世의 동물로 태어났을 때의 눈(眼)의 의식은 그 흐름이 단절된다. 그러나 양자(兩者)의 가슴 깊은 곳에 있는 아주 미세한 의식과 콷은 연속해서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이러한 아주 미세한 의식과 콷은 통상 수면상태에 있다.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의식은 이것보다 훨씬 거친 차원의 의식이다. 이 거친 차원의 의식과 미세한 의식이 동시에 활동하는 일은 없다고 여겨진다.
판첸 라마 1세인 로산 쵸겔은 "다섯(五)차제(次第)의 진수(眞髓)"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일반적인 경우, 거친 몸(風)과 의식(意識)이 활동하는 시점은 미세한 몸(風)과 의식이 활동하지 않고 잠복해 수면 상태에 있을 때이며, 거꾸로 미세한 몸(風)과 의식이 활동하는 시점은 거친 차원의 몸과 의식이 잠복하여 수면상태에 있을 때이다.」
 
죽음에 즈음해서는 칠만 이천 관의 모든 풍이 먼저 좌우의 관으로 들어가고 그 다음에는 좌우의 관으로부터 통상은 진공상태로 있는 중앙맥관으로 쏟아져 들어가서 최종적으로는 모든 풍이 중앙맥관에 있는 "불멸의 티그리" 속으로 스며들어간다. 이렇게 됨으로서 그때까지 수면상태에 있던 아주 미세한 의식과 풍이 깨어나서 다음 생(來世)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며 이와 동시에 모든 거친 의식들은 소멸되어 육체적으로는 죽음상태에 이른다.
 
이때 신체의 어느 부분인가에 조금이라도 거친 의식이 남아있다면, 육체적으로는 죽었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신체의 어느 부분엔 가에 거친 풍이 남아있다고 하는 것은 신체의 어딘가에 일부 거친 차원의 의식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에는 내세로 가기 위하여 필요한 아주 미세한 의식과 풍이 깨어나지 않기 때문에 죽음에는 이르지 못한다.

 
스무 다섯 가지의 거친(粗) 것

 
무상 유가 탄트라에서는 현재의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를 4개 조(組), 25개의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총칭하여 "거친 스무다섯가지"라고 하며 다음과 같다.
오온(五蘊) - 우리들을 구성하는 이하의 다섯 가지 요소.
색온(色蘊) - 신체 및 물질을 말함.
수온(受蘊) - 감수작용(感受作用)을 말하며, 감각, 단순감정을 말함.
상온(想蘊) - 마음에 떠오르는 표상작용(表象作用)을 가리킴.
행온(行蘊) - 수(受),상(想)이외의 일반적인 마음의 작용.
식온(識殡) - 인식작용(認識作用), 또는 의식 그 자체를 말함.
 
출발점(出發點)의 오지(五智)
- 본래는 오지(五智)라고 하면 대일여래(大日如來 - 비로자나 부처)의 다섯 가지 지혜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무상 유가 탄트라에서는 五智의 원인이 되는 이러한 것들을 범부(凡夫) 시절부터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출발점(凡夫 時節)의 五智라고 함.

 
출발점의 대원경지(大圓鏡智)
- 거울에 영상이 비치는 것처럼 많은 대상이 한번에 확실히 마음에 출현하는 의식.
 
출발점의 평등성지(平等性智)
- 즐거움(樂), 괴로움(苦), 그 어느 쪽도 아닌 것 등의 세 가지 마음을 느끼는 의식.
 
출발점의 묘관찰지(妙觀察智)
- 친족(親族) 각각의 이름 등을 생각해 내는 지식.
 
출발점의 성소작지(成所作智)
- 세간(世間)에서의 활동이나 그 목적을 생각해 내는 지식.
 
출발점의 법계체 성지(法界體 性智)
- "죽음의 광명"의 의식. 여기에 관해서는 뒤에서 상세히 밝힌다.

 
사계(四界) - 지(地), 수(水), 화(火), 풍(風)
 
육처(六處, 六根이라고도 함)
- 여섯 가지 감각기관, 인식능력,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다섯 가지와 인식, 사고하는 마음. 안(眼),이(耳),비(鼻),설(舌), 신(身), 의(意).
오경(五境) - 다섯 가지 감각기관의 대상.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 원래 이 오경은 색온에 포함되지만, 여기서는 색온과 별도로 취급한다.
 
이상의 스무다섯가지 요소들은 이하의 다섯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리고 육체가 죽었을 경우, 이와 동시에 각각의 요소들이 쇠약해지면서 소멸되어간다.
제 1 그룹 - 색온(色蘊) 류의 다섯 가지 요소
색온, 출발점의 대원경지, 지계(地界), 안근(眼根), 오경으로서의 색(色).
 
제 2 그룹 - 수온(受蘊) 류의 다섯 가지 요소
수온, 출발점의 평등성지, 수계(水系), 이근(耳根), 오경으로서의 성(聲).
 
제 3 그룹 - 상온(想蘊) 류의 다섯 가지 요소
상온, 출발점의 묘관찰지, 화계(火界), 비근(鼻根), 오경으로서의 성(聲).
 
제 4 그룹 - 행온(行蘊) 류의 다섯 가지 요소
행온, 출발점의 성소작지, 풍계(風界), 설근(舌根), 오경으로서의 향(香).

 
이 네 가지 그룹에 더해져 마지막의 제 5 그룹이 되는 식온류(識殡族)의 다섯 가지 요소와 신근(身根)과 촉(觸) 이 있지만 이것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육체가 쇠약해져서 죽음에 이르는 것은 죽음의 과정에서 이상의 다섯 가지 그룹의 요소가 차례로 쇠약해지면서 소멸되는 것이다. 이상은 "사자의 서"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하여 기본이 되는 예비지식이므로 대충이라도 기억해 두기를 바란다.
 
죽음에의 과정

 
색온(色蘊)류의 다섯 가지의 요소가 용해된 조짐

 
기서부터는 실제로 육체가 쇠퇴해져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육체의 표면적인 물질적인 현상(조짐, 표시, 증거) 등에 대하여 차례로 해설하겠다.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먼저 처음으로 상실하는 것이 색온(色蘊) 류의 다섯 가지 요소이다. 그 요소들을 잃어버리는 과정은 여러 가지 조짐, 표시가 몸의 안팎에서 나타난다. 색온이 용해되는 것(티벳밀교에서는 힘의 약해진다든지, 쇠약해지는 것을 용해된다고 표현한다), 즉 힘이 없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조짐으로써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육체가 쇠약해져 힘이 없어지게 된다. 다음으로 출발점의 대원경지가 용해된 조짐으로서는 육체의 각 부분이 느슨해지면서 신체가 땅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한, 안근(眼根)이 용해된 조짐으로서는 눈까풀이 움직이지 않게 되며 오경에서의 색(色)이 용해된 조짐으로서는 신체의 광채(光彩)가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상실한 징표로써는 갑자기 의식 가운데 "아지랑이 같은" 영상이 나타난다. 이 광경은 마치 봄날 사막 위를 태양이 내려비칠 때, 가물가물 반사되는 것 같은 물 색깔 (水色)로 번쩍거리는 것이 가득한 광경과 흡사하다.
 
수온(受蘊)류의 다섯 가지의 요소가 용해된 조짐
색온(色蘊)류의 다섯 가지 요소가 용해된 사람에게 다음으로 찾아드는 것은 수온(受蘊)류의 다섯 가지 요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먼저, 수온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조짐으로서는 고통이나 즐거움, 또는 그 어느 것도 아닌 감각들이 점점 희박해 진다. 그 다음으로 출발점의 평등성지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조짐으로서는 마음속에서의 괴로움이나 즐거움 또는 둘 중 어느 것도 속하지 않는 감각, 예를 들면 위가 아프다든지, 가슴이 아프다든지 하는 등의 감각과는 다른 어릴 적의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서 오는 마음의 고통과 같은 괴로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세 번째로, 수계(水界)가 용해된 조짐으로서 침, 땀, 오줌 등의 체액의 대부분이 말라버리며 다음 네 번째로, 이근(耳根)이 용해된 조짐으로서는 몸의 안팎 어디에서도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 마지막으로 오경에서의 소리(聲)가 용해된 조짐으로서의 귀울림등도 들리지 않게 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동시에 모두 사라진 증거로서는 이번에는 의식 속에 "연기와 같은" 영상이 출현한다. 이 광경은 연기가 가득한 가운데 굴뚝에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나는 듯한 공간 속에 감청색의 기체가 가득한 듯한 느낌을 준다.

상온(想蘊)류의 다섯 가지의 요소가 용해된 조짐
다음에는 상온(想蘊)류의 다섯 가지 요소가 용해된다. 상온이 용해된 조짐으로서는 부모등, 친족들이 서서히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다음으로는 출발점의 묘관찰지가 용해되므로서 친족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없게된다. 화계(火界)가 용해된 조짐으로서 체온이 서서히 내려가 음식물이 소화가 어렵게된다. 비근(鼻根)이 용해된 조짐으로서는 코로부터 심한 호흡을 하기가 어렵게된다. 또한 오경에서의 향(香)이 용해된 조짐으로서 완전히 냄새를 맡을 수 없게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동시에 완전히 용해된 징표로서는 "개똥벌레 같은" 영상이 마음속에 나타난다. 이는 굴뚝으로부터 감청색의 연기가 뭉게뭉게 나오는 가운데에 빨간 불꽃이 번쩍번쩍 거리는, 또는 파를 볶는 냄비의 뒤쪽의 얼룩진 부분 가운데 빨간 불꽃이 남아있어서 그 불꽃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광경이다.
행온(行蘊)류의 다섯 가지의 요소가 용해된 조짐
다음은 위와 마찬가지로 행온(行蘊)류의 다섯 가지 요소가 용해된다. 행온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자유로이 움직일 수가 없게된다. 또한 출발점의 성소작지가 용해되므로써 세간에서의 활동이나 그 목적 등, 예를 들면 식사를 한다거나 잠을 잔다거나 하는 의미나 그 목적 등을 모르게 된다. 풍계(風界)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온 몸에 있는 10가지 중심적인 風이 가슴에 있는 "불멸의 티그리"로 향하여 이동하기 시작하며 호흡은 이 단계에서 정지하게 된다. 설근(舌根)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혀가 까치까칠 해지며 그 길이 또한 짧게되며 혀의 뿌리 쪽이 파랗게 변색된다. 오경(五境)에서의 미(味)가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징후로서는 달고짜고하는 등의 여섯 가지 맛(六味)을 판별할 수 없게된다. 이와 동시에 신근(身根)과 오경중의 촉(觸)도 용해되어 그 징후로써 피부로써 통상 느낄 수 있는 맨들맨들, 까칠까칠한 감각들을 느끼는 감수작용(感受作用)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요소가 동시에 완전히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증거로서는 의식 속에 "등불을 태우는 듯한 "영상이 출현한다. 이 광경은 마치 양초가 다 탔을 경우의 불꽃의 움직임과 유사하며 그 불꽃의 혀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과 유사하다.
이 단계에서 동시에 스무다섯가지 거친 요소 가운데 식온(識殡), 출발점의 법성체성지(法性體聖智), 육처(六處) 중의 의(意) 등, 말하자면 의식에 관계된 요소 이외의 모든 요소가 사라져 버리고 만다.

식온(識殡)류의 다섯 가지의 요소에 대하여
죽음에 이르는 과정도 여기서부터는 더욱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며 그 시작단계로서 식온류의 다섯 가지 요소로의 분류와 해설을 한다. 여기서 사용하는 해설어(譯語)는 거의 대부분이 티벳밀교 독자적인 술어이기 때문에 다소간 받아들이기 힘든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실로 절묘하게 마음에 일어나는 현상을 언어로써 바꾼 것이므로 그 의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읽어나갔으면 한다.
식온류의 다섯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다.
⸁ 팔십자성의 분별심
⸂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
⸃ 새빨갛게 빛나는 마음
⸄ 암흑에 가까운 마음
⸅ 죽음(死)의 광명
이 다섯 가지 요소는 지금까지 분류해온 각 종류의 다섯 가지 요소와는 다르게 동시에 용해되는(쇠약해 지는) 일은 없으며 ⸁→⸂→⸃→⸄→⸅ 의 순서로 마음에 나타난다. 이는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임과 동시에 거친 의식들이 차례로 용해되어감으로써 점차로 미세한 의식이 되어 가는 과정을 분류하여 해설하려함이다.
⸡ 팔십자성의 분별심
여기서는 판첸 라마 1세 로산 쵸겔의 분류에 따라 개개의 마음(心)을 설명한다.
원하지 않는 대상에 대하여 大(크게),中(중간 정도),小(조금) 싫어하는 마음
좋아하는 대상과 떨어지는 것을 슬퍼하는 마음
차분하고 냉정한 마음과 즐거움의 두 가지 마음
좋아하지 않는 대상에 大, 中, 小로 공포를 느끼는 마음
애착을 가진 대상에 大, 中, 小로 집착하는 마음
오관의 욕망을 채우고 그것에 大, 中, 小로 집착하는 마음
선(善)에 대하여 의심을 품는 마음
굶주림과 갈증을 채우고 싶은 두 가지의 마음
즐거움과 괴로움 그리고 그 둘 중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의 감각을 大, 中, 小로 가지는 마음
이해하는 사람, 이해하는 행위, 이해되어지는 사물에 대하여 분별을 하는 세 가지 마음
합리, 불합리를 음미하는 두 가지 마음
죄를 부끄러워하는 마음
타인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자비의 마음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려는 자애로운 마음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
무언가에 대하여 의심을 품는 마음
사물을 모으고자하는 마음
타인의 성공을 시기하는 질투의 마음
이상의 서른 세 가지 마음은 뒤에 서술하는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이라는 아주 미세한 의식과 깊은 관계가 있다.
갖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얻을 수 없는 대상에 집착하는 마음
단순히 얻은 대상에 집착하는 마음
쾌적한 대상을 보며 살아가는 大, 中, 小의 기쁜 마음
목적을 성취하므로써 얻어지는 안락한 마음
반복해서 몇 번이고 그 좋음을 생각하는 마음
이전에 본적이 없는 대상을 봤을 때의 마음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의 낙담하는 마음
대상에 만족하는 마음
포옹, 키스, 접촉을 하고자하는 세 가지 마음
변덕스럽지 않는 마음, 좋은 일에 전념하고자 하는 마음, 자만하는 마음 등의 세 가지 마음
일을 성공시키고자하는 마음
타인의 귀중품을 빼앗고자하는 마음
타인을 때려눕히고자 하는 마음과 그러한 일에 노력하고자 하는 세 가지 마음
교만함으로 인해 나쁜 일을 하고자하는 大, 中, 小의 세 가지 마음
별 의미도 없이 성자(聖者)에게 트집을 잡으려고 하는 마음
좋아하는 대상을 봄으로써 쾌락에 빠지려고 하는 마음
원수를 증오하는 마음
좋은 행을 하려고 노력하는 마음
타인이 자신을 이해하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
어떠한 것도 정직하게 말하고자하는 마음
진실하지 않은 것을 말하려고 하는 마음
맹세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
뭔가 감정을 기울일 대상을 가지고 싶지 않은 마음
재산을 버리고자 하는 마음(보시의 마음)
나태한 일에 마음을 내어 재촉하는 마음
적에게 이기고자 하는 마음
나쁜 일을 구태여 피하지 않고 하고자 하는 마음
날조(捏造)하여 속이고자 하는 마음
떨어지는 쪽의 편을 들고자 하는 마음
다른 것을 경멸하는 마음
정직하지 않은 마음
이상의 40가지는 뒤에 서술할 "새빨갛게 빛나는 마음" 이라는 더욱더 미세한 의식과 깊은 관계가 있다.
어떤 대상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중도의 마음
건망증에 의해 기억이 쇠퇴해지는 마음
아지랑이를 물로 오인하고 마는 마음
어떤 사물에 대하여 말하고 싶지 않은 마음
어떤 일이던지 귀찮게 여기는 마음
나태한 마음
그런지 아닌지 의심하는 마음
이상의 7가지 마음은 뒤에 서술할 "암흑에 가까운 마음"이라는 보다 미세한 의식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와 같이 "팔십자성(八十自性)의 분별심(分別心)"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마음의 형태를 총칭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팔십자성의 분별"에는 생각의 강도(强度)에 따른 강약이 있다. 예를 들면, ⸁ "애착을 가진 대상에 집착하는 마음" 과 ⸂ "단순히 습득한 대상에 집착하는 마음" ⸃ "대상을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 중도의 마음" 의 세 가지 중에 생각의 강도는 ⸁번이 제일 강하고 그 다음은 ⸂번이고 , ⸃번 이 제일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팔십자성의 분별을 이러한 생각의 강도로 분류한 것이 앞에서 예로 든 세 개의 그룹이다. 분별이라는 것은 의식의 움직임이므로 이동수단인 풍을 항상 동반한다. 무상유가 탄트라에서는 이러한 생각의 강도를 이동수단인 풍의 강약에 결부시켜서 생각하고 있다.
풍의 강, 중, 약에 따라 세 개의 그룹으로 분류한 각 그룹의 마음에는 각각의 그룹에 공통되는 그러한 마음을 생겨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 존재한다. 그것이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 "새빨갛게 빛나는 마음", "암흑에 가까운 마음"인 것이다. 일상적인 여러 가지 마음 상태를 생겨나게 하는 세 가지의 의식과 풍은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거친 차원의 마음의 그늘 속에 숨어있기 때문에 인식할 수가 없다. 그러나 안근(眼根)등의 오근(五根)이 상실되어 거친 팔십 가지의 분별이 나타난 후, 최후에 남는 의식으로서 죽음에 이르는 자의 앞에 뚜렷하게 그 모습을 나타낸다. 총 카파는 "팔십자성의 분별"의 "자성(自性)" 이라는 단어는 그 생각의 강약에 의해 어떤 미세한 의식이 원인이 되어 생겨나는 것인가를 가리키는 표시다 라고 "오차제(五次第) 의 조명(照明)"에서 강조하고 있다.

⸢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

거친 마음인 필십자성의 분별이 용해되기 시작할 때 즉, 행온(行蘊)류의 다섯 요소가 용해가 되었을 시점에 마음속에는 "등불을 태우는 듯한" 영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팔십자성의 분별이 용해되었을 때, 구름 한점없는 가을 하늘에 달빛이 가득한 듯한 아주 맑게 개인 청정한 흰 영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새 하얗게 나타나는 마음" 이다. 이러한 영상이 나타나는 연(緣) 즉, 계기가 되는 것은 몸속에서 다음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가슴 위쪽의 좌우에 있는 맥관속의 모든 풍이 중앙 맥관의 위의 구멍으로부터 들어옴으로써 머리 꼭대기(頭頂)에 있는 좌우 관의 이음매(結節)가 풀린다. 머리 꼭대기에 있는 좌우 관의 이음매의 위치에는 많은 맥관들이 집중되어있는 차크라가 있다. 그 차크라의 속에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흰 정액의 일부가 들어가 있다. 이 정액은 전승(傳承)하는 바에 따르면 티벳 글자 중 " (함 字)"를 거꾸로 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물의 성질을 지닌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좌우의 관에 있는 이음매가 풀려짐으로써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성질에 의해 중앙맥관을 타고 밑으로 내려가서 가슴에 있는 여섯 개의 이음매의 위에까지 다다른다. 이 때, 마음에는 앞에서 서술한 것과 같은 광경이 나타난다. 이러한 "새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을 "현명(顯明)" 또는 "공(空)" 이라고 부른다.
 
새빨갛게 빛나는 마음

이러한 "새 하얗게 나타나는 마음" 즉, "현명"이 용해되었을 때, "새 빨갛게 빛나는 마음"이라고 불리는 영상이 나타난다.
이 광경은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에 태양의 빛이 가득한 듯한 "현명"보다 훨씬 청정하고 청랑(晴朗)한 영상이라 말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영상이 나타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먼저, 가슴의 밑쪽에 있는 좌우의 맥관에 있는 모든 풍이 중앙 맥관의 밑의 구멍(성기의 끝)으로부터 들어옴으로써 성기가 붙어있는 부분의 좌우 관의 이음매가 풀린다. 다음에는, 배꼽의 위치에도 중요한 차크라가 있으며 그 차크라 속에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붉은 정액의 일부가 들어가 있다. 이 정액은 불(火)의 성질을 지니며 이것이 좌우에 있는 이음매가 풀려짐으로써 중앙맥관을 타고 올라가서 가슴에 있는 여섯 개의 이음매의 밑에까지 다다른다. 이 때, 마음에는 "새 빨갛게 빛나는 마음"을 "현명증휘(顯明增輝)" 또는 "심공(甚空)"이라고 부른다.

⸤ 암흑에 가까운 마음

"새 빨갛게 빛나는 마음"이 용해된 바로 직후, "암흑에 가까운" 영상이 나타난다. 이 광경은 청명한 가을하늘에 황혼이 질 때, 두터운 암흑이 가득한 듯한 것과 같으며 이러한 영상이 생겨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앙 맥관 속의 위에서 내려온 풍과 아래에서 올라온 풍이 가슴에 도달함에 의해, 가슴의 좌우 여섯 개의 이음매를 풀어 해치면서 위에서 내려온 휜 정액이 내려오며, 밑에서부터 올라온 붉은 정액이 위로 올라온다. 중앙맥관의 가슴에 있는 차크라 속에는 "불멸(不滅)의 티그리(위 절반은 희고, 아래 절반은 붉은)"라는 입자가 있다. 이 입자 속에 위에서 내려온 흰 정액과 밑에서 올라온 붉은 정액이 살짝 접촉하게되는 것을 계기로 앞에서 언급한 영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암흑에 가까운 마음"을 "근득(近得)" 또는 "대공(大空)"이라 한다.
근득의 상태는 시간이 얼마간 흐르면 소실되어 일체 아무것도 마음속에 나타나지 않는다. 졸도했을 때 갑자기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는 것과 비슷한 암흑의 상태가 된다. 이는 최후까지 남아있는 아주 미세한 의식이 용해되어버리고 마는 것을 의미한다. "불멸의 티그리" 속에 있는 아주 미세한 의식과 풍 즉, 근원적인 의식과 근원적인 풍이라고 불리는 것(이해하기 어려우면 쭉 이전의 옛날부터 존재하여, 내세에까지 계속되어지는 혼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겠다)이 활동을 시작하기까지 이 상태가 계속된다.

⸥ 죽음의 광명

중앙맥관의 상하로부터 희고 붉은 정액이 각각 "불멸의 티그리"에 용해되어 중앙맥관 내에 들어온 모든 풍이 그 속에 존재하는 근원적인 콷에 용해되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잠들어 있던 근원적인 의식이 깨어난다. 이는 지금까지 나타났던 월광(月光), 일광(日光), 암흑(暗黑)의 광명의 단계에서의 오염된, 청정하지 못한 세 가지 연(緣)으로부터 멀어진 허공 그 자체의 색, 마치 그러한 청랑하고 아주 청정한 영상이 나타난다. 이것은 공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했을 때의 주관과 객관의 대립에서 멀어진 상태와 유사하며 인식하는 측과 인식되어지는 측이 우유에 물을 섞은 것처럼 혼연일체가 된 상태를 말한다. 이때를 "죽음의 광명"이라고 부르며 일반적으로는 "일체공(一切空)"이라고 불리는 상태이며 죽음은 바로 이때를 말한다.
 
이러한 광명을 체험하는 동안은 사후경직은 일어나지 않고 육체도 부패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의 경우 이 상태가 사흘 간 계속되며 시간이 감에 따라 코에서 피가 나고 정액이 방출되면 이 상태가 끝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병으로 인해 체력이 아주 허약한 사람은 며칠이 지나도 이런 징조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고도의 경지에 이른 무상 유가의 수행자는 "죽음의 광명"을 부처의 법신과 융합시킴으로써 사흘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그 상태에 머무르는 케이스도 있다. 필자의 스승이신 로산 간완이 인도에 망명하였을 바로 그 당시, 다로시라는 곳에서 라마(僧) 한 분이 돌아가셨는데, 그 분은 14일간에 걸쳐 "죽음의 광명"의 징조가 나타나지 않아 육체가 부패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여기에서 가을 하늘을 예로 들었는데, 이것은 지상의 먼지가 허공에 올라가는 것을 비가 떨구어내고 구름에 의해 하늘이 감추어지는 일이 없는 아주 청랑한 허공의 자주 출현하는 때가 바로 가을 하늘이기 때문이다. 또한 허공이라는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동시에 여러 가지 망분별(妄分別 - 미혹, 갈피를 못 잡음)이 없는 마음의 상태를 가리킨다. 즉, 장애가 없기 때문에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비유(譬)"에 비유함으로써 거친 분별이 없는 미세한 마음이 인식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단, 주의해야할 것은 "죽음의 광명"의 체험은 공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체험과 유사하지만 결코 같은 것은 아니다. 만일 "죽음의 광명"에 의해 공성(空性)을 감지하여 부처의 경지에 이른다면 육체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때 모든 인간에게 사공(四空 - 空, 甚恭, 大空, 一切空)이 나타나므로 누구나 죽는 것만으로 노력하지 않고 해탈하여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앞에서 말한 대로
사공(四空)이라는 것은
1. 각각 팔십 자성의 분별이 용해된 상태를 "공(空)",
2. "새 하얗게 나타나는 마음"이 용해된 상태를 심공(甚恭),
3. "새 빨갛게 빛나는 마음"을 "대공(大空)",
4. "암흑에 가까운 마음"이 용해된 상태를 "일체공(一切空)"이라 부르며,
이러한 것들은 거친 차원의 의식들이 용해된 것을 나타내는 것뿐이며 불교에서 말하는 "공성(空性 - 부처가 체득한 근원적인 진리"과는 다른 현상이다.
불교를 수행하지 않는 보통의 사람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실체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여 집착으로부터 멀어질 수가 없기 때문에 죽음으로도 인식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으며 언제까지나 윤회전생을 계속하게 된다.

"아이의 광명"과 "어머니의 광명"과 "모자(母子)의 광명"
이번에는 "아이의 광명"과 "어머니의 광명"이라는 술어(術語)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수도자(修道者)의 수도(修道)의 결과로서 출현하는 광명을 "아이의 광명"이라고 하는 반면, 일반인이 죽음의 순간에 체험하는 "죽음의 광명을" "어머니의 광명"이라 한다.
 
보통사람의 경우에는 "죽음의 광명"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숙련된 수도자는 "죽음의 광명"이 나타났을 경우 거기에 "아이의 광명"을 겹칠 수가 있다.
이러한 것을 "모자의 광명"이라고 부르며 이것이야말로 "비밀집회(秘密集會) 탄트라"의 "구경차제(究境次第 - 완성과정)"라는 텍스트에 쓰여진 "정적심차제(定寂心次第)"의 최종 단계인 "비유의 광명"이다.
 
로산 간완 스승의 스승이 돌아가셨을 때, 이미 육체는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스승의 얼굴에서는 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고 한다. 스승께서 이것을 달라이 라마 법왕에게 보고 드렸더니 법왕은 그것에 대해 "모자의 광명"을 성취한 표시라고 스승에게 말하였다고 한다.

공성(空性)에 관하여
마지막으로 티벳 밀교(무상 유가 탄트라)중에서 특히 게룩파에서 말하는 "공성(空性)"에 관해 조금 언급 하고자한다.
총 카파와 그가 해석하는 "공성"관에 관해 필자는 로산 간완 스승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총 카파의 선정(禪定 - 명상)은 매우 심오해서, 법요(法要)가 끝나고 모두 나가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총 카파는 이러한 극히 심오한 선정의 경지를 "공성"을 직관한 경지라고 생각하여, 당시 자기의 라마(스승)의 한 사람 이셨던 워머프를 통역으로 하여 직접 문수보살(文殊菩薩)께 자신이 이해한 "공성"이 중관(中觀) 프라상기카派, 중관(中觀) 봐탄트리카派 중 어느 쪽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문수보살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네가 공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공성도 그 무엇도 아니다. 그러나 복덕을 많이 쌓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공성을 이해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총 카파는 크게 충격을 받아, 그 뒤에 부처님께 수십만 번의 오체투지(五體投地)의 귀의(歸依)의 행(行)을 행하고 , 또한 수 십만 번의 돌(石) 만디라를 행(行)하는 공양을 행하여 손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붓다파리타가 꿈에 나타나서, 총 카파의 머리에 "중론주(中論註)"를 두고 갔다. 그래서 다음날, 그 "중론주"를 읽었더니 지금까지 몰랐던 공(空)이 완전히 이해되었다고 한다.
 
그때 그가 이해한 공(空)의 개념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로써 총 카파는 때때로 "의(依)해 생겨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의(依)해"라는 말에 의하여 어떤 사물이 있으면 그 자체의 힘만으로 다른 대상에는 의지하지 않고 존재한다는 인식 방식을 부정하였던 것이다. 만일, 어떤 사물이 있어 그 사물의 자체의 힘만으로 다른 대상에는 의지하지 않고 존재하는 실체가 있다면, 그러한 사물은 모든 사람에게 꼭 같은 인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염주를 보고 기도에 사용하는 것이라고(원문에서는 장례식에 사용되는 것이라고 하였으나 제가 이렇게 바꾸었음. 왜냐하면 원래 이 경전을 번역한 사람은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염주를 그렇게 표현하였음) 느끼는 사람이 많은 반면, 티벳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염주를 보고 만트라의 수를 헤아리기 위한 도구라고 인식할 것이다.
이와 같이 똑 같은 사물을 보고도 받는 인상이 다른 것은 왜 그럴까 ? 그것은 염주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본질에 의해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그 성질이 "공(空)" 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겨난다"라는 말에 의해 어떤 사물이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부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공"이기 때문에 업(業)과는 관계가 없다든지, 내세(來世)는 관계가 없다든가라고 하는 생각들을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옛날에 규메寺를 건립한 셰라파 센게가 총 카파의 설법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이 세상 모든 것이 자기가 인식하는 것처럼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니 갑자기 공포감이 들어 양손으로 자신의 몸을 꽉 붙잡아보고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하였다하는 에피소드가 전해지고 있다. 이 이야기는 셰라파 센게가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그 때 떨쳐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성을 가리키는 예로써 "환영(幻)"이 곧잘 인용되곤 한다. 환영이라는 것은 단지 무상하다든지, 덧없는 것 이라든지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환영"은 보이는 것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로부터 실체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더라도 그렇게 인식한 데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환영은 실체가 없으나 확실히 존재하기는 하므로 완전히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가리킨다. 이런 총 카파의 "공성"에 대한 인식은 그때까지의 공성에 대한 인식과는 전혀 다른 미증유(未曾有)한 것이었다.
 
총 카파 자신은 챤드라 키르티의 견해와 동일하다고 하고 있지만, 같은 챤드라키르티의 견해로 여겨지는 프톤등의 인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써 적어도 티벳에서는 아주 독자적인 견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상으로 죽음의 장의 해설을 마친다.
 
반복하여 말하지만 전체 3 장을 통해서 이 장이 가장 중요한 장이다. 다소 이야기가 전문적이 되어버렸지만 이 장을 배움으로써 조금이라도 죽음의 과정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울러, 살아있는 동안에 이러한 지식을 몸에 익힘으로써, 주저 없이 신속하게 진정한 해탈하여 부처의 과정으로 변천해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는 이러한 티벳 밀교가 조금이라도 이해되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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