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수련증험설(瑜伽修煉證驗說)(수도에서득도까지)
동덕조(童德稠)스님이 묻기를,
「불법(佛法)은 비밀(秘密)이므로 사실 듣기가 어려운 것인데, 머리를 조아리고 공경히 절을 드리며 불법 듣기를 원합니다.」
하니, 불공(不空)이 말하기를,
「불법을 듣고자 하면 먼저 진사(眞師)를 방문하여 성심(誠心)으로 받들어라. 옛날 석존(釋尊)이 출가(出家)해서 六년이나 스승을 구하여 후인(後人)으로 하여금 본받게 하였으니, 너는 마땅히 성심을 다해 목마르게 구해야 할 것이다.」 하므로 대답하기를,
「지금 화상(和尙)을 배알(拜謁)하였는데, 다시 어떤 스님을 방문하란 말입니까?」하고. 七일 동안 정좌(正坐)하여 꼼짝않고 물러가지 아니하니, 그때서야 말하기를, 「도(道)는 三천 六백 문(門)이 있는데, 어떤 법을 듣고 싶어하는가?」하므로, 대답하기를,
「그러한 여러가지 문을 신해수증(信解修證)하면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면할 수 있습니까?」하니, 불공이 말하기를, 「안된다 안된다」고 하였다.
스님이 말하기를, 「지극한 소원은 불법(佛法) 일문(一門)입니다.」하니, 불공이 말하기를, 「首稜嚴經)은 상근(上根)⋅중근(中根)⋅하근(下根)이 모두 마땅히 신해수증(信解修證)해야 할 도(道)이니, 너는 마땅히 받들어 지켜야 한다.」고 하였는데, 스님이 누진통(漏盡通)의 법(法)을 듣고자 하여 백배(百拜)하고 애걸(哀乞)하므로, 법사(法師)가 구전(口傳)⋅심수(心授)하니, 스님이 대서원(大誓願)을 발하고 백배하여 감사하며 말하기를,
「다행히 큰 은혜를 입어 삼마지(三摩地)의 무상심심(無上甚深)의 대법(大法)을 속시원하게 들었습니만, 그 중에서 수행함에 있어 마사(魔事)의 어려움과 징험(徵驗)을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니 불공이 말하기를,
「마사(魔事)는 경(經)중에서 이미 말하였으므로 다시 덧붙여 말하지 않겠지만, 징험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있으므로, 참되게 수행(修行)하는 사람은 몰라서는 안된다. 대략 다음과 같은데, 자세히 들어라.
처음 입단(入壇)하여 공부해서 정애(情愛)가 다 끊어지고 계율(戒律)이 정결(貞潔)해지면 삼경(三庚)에 금화(金華)가 발생하고 춘기(春氣)가 화창(和暢)해 지면서 황홀하게 아득하여, 마음과 대상들이 모두 적막하게 될 것이니, 이는 첫 간혜지(乾慧地)의 징험(徵驗)아니라. 다음은 심경(心經)이 넘치게 솟아올라 입에 감진(甘津)이 생김이고, 다음은 음(陰)⋅양(陽)이 서로 치고 받아서 배가 우뢰처럼 우는 것이고, 다음은 혼백(魂魄)이 안정(安定)되지 못해서 꿈에 놀래거나 두려움이 많음이고, 다음은 소유(所有)하고 있는 질병(疾病)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 것이고, 다음은 단전(丹田)이 따뜻해지고 형용(形容)이 청수(淸秀)해지는 것이고, 다음은 암실(暗室)에 있어도 둥근 빛이 일산 같은 것이고, 다음은 꿈 속에 용기가 솟구쳐서 다른 물건이 해칠 수 없는 것이고, 다음은 관문(關門)의 열쇠가 굳게 잠겨서 배설됨이 저절로 끊기는 것이고, 다음은 습기(濕氣)가 저절로 사라져서 탐욕(貪慾)이 움직이지 않는 것인데, 이는 십신(十信)의 누진통(漏盡通)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옥천(玉泉)의 진액(津液)이 팽연(烹煙)되어서 우유처럼 엉키는 것이고, 다음은 비린내나는 것으로 구복(口腹) 채우는 것을 차츰 두려워 함이고, 다음은 진기(眞氣)가 차츰 충만(充滿)해져서 음식이 줄어드는 것이고, 다음은 근골(筋骨)이 가볍고 건강해져서 그 몸이 나는 듯함이고, 다음은 눈이 칠해놓은 듯하고 또 번개처럼 번쩍하는 것이고, 다음은 백보(百步) 밖에 있는 추호(秋毫)도 살피는 것이고, 다음은 옛날에 있던 흉터나 주름살이 저절로 없어져서 흔적이 없는 것이고, 다음은 눈물 콧물이나 땀이 나오지 않는 것이고, 다음은 삼시(三尸)⋅구충(九蟲)이 모두 없어지는 것이고, 다음은 도태(道胎)가 원만해지고 진기(眞氣)가 충만해져서 음식을 끊게 됨인데, 이는 십주(十住)의 사다함(斯陀含)의 징험이니라.
다음은 온 몸의 적혈(赤血)이 다 백고(白膏)로 되는 것이고, 다음은 입과 코에 저절로 묘향(妙香)의 진미(珍味)가 있는 것이고, 다음은 백발(白髮)이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는 것이고, 다음은 내관(內觀)이 밝아져서 장부(臟腑)를 환하게 보는 것이고, 다음은 다른 사람의 병을 불어서 치료하며 수은(水銀)을 입김으로 말리는 것이고, 다음은 추위와 더위가 침입(侵入)하지 못하고 죽고 삶이 간섭하지 못함이고, 다음은 손으로 반석(盤石)에 그리면 전자(鐫字)가 완성되는 것이고, 다음은 혼백(魂魄)이 돌아다니지 아니하여 꿈과 잠이 없어짐이고, 다음은 정신의 광채가 명랑해져서 다시 낮과 밤이 없는 것이고, 다음은 자태는 옥수(玉樹)와 같고 살은 금색(金色)처럼 투명해지는 것인데, 이는 十行)의 아나함(阿那含)의 징험(徵驗)이니라.
다음은 속 뜻이 청고(淸高)해져서 태허(太虛)와 부합하는 것이고, 다음은 양정(陽精)이 체(體)를 이루어 신부(神府)가 견고(堅固)해짐이고, 다음은 고요한 중에서 이따끔 맑은 천악(天樂)이 들리는 것이고, 다음은 내관(內觀)으로 항상 화엄국(華嚴國)에 노니는 것이고, 다음은 내성(內性)이 출현(出現)하고 외신(外神)이 내조(來朝)하는 것이고, 다음은 천시(天時)와 인사(人事)를 다 미리 알수 있는 것이고, 다음은 공덕(功德)과 수행(修行)이 원만(圓滿)하여 불타의 도록(圖錄)을 받음이고, 다음은 붉은 놀이 눈에 가득하고 금 빛이 몸을 감싸는 것이고, 다음은 채색 구름이 둘러싸여서 형체와 정신이 모두 오묘하게 됨인데, 이것은 십회향(十回向)의 아라한(阿羅漢)의 징험으로써 대장부(大丈夫)의 도(道)가 이루어지고 덕(德)이 세워지는 일이다.
그러나 뒤에 다시 향상(向上)하여 진공(進攻)하는 일이 았느니라.」하니, 스님이 공경하게 정례(頂禮)하고 또다시 사과(四果)의 할 수 있는 일을 물었는데, 불공이 대답하기를
「수다원(須陀洹)은 여기서는 성류(聖流)의 누진통(漏盡通)에 들어가는 과명(果名)인데, 이것이 불법의 근본이 되는 것이고, 사다함(斯陀含)은 여기서는 일래(一來)하고 하는데, 한번은 천상(天上)에 올라갔다가 한번은 인간(人間)에 내려오는 것이고, 아나함(阿那含)은 여기서는 불래(不來)라고 하는데, 삼계(三界)에 초탈(超脫)해서 욕계(慾界)에 떨어지지 않음이고, 아라한(阿羅漢)은 여기서는 무생(無生)이라고 하는데, 만가지 번뇌(煩惱)가 다 끊어짐이니, 곧 무위과(無爲果)이다.경(經)에 이르기를 「아라한(阿羅漢)은 능히 날아다니고 변화할 수도 있으며 무한 겁(劫)의 수명(壽命)을 누릴 수가 있어서 천지(天地)도 움직인다.」고 하였다.
또 화두(話頭)를 가지고 견성(見性)하는 일에 대해서 물으니, 대답하기를, 「견성(見性)은 고 득도(得道)한 뒤에야 볼 수 있는 것이다. 화두를 가지고 견성한다는 말은 어리석은 사람이 꿈 속에서 황금을 얻는것과 같은 것이니, 내가 상관할 것이 아니며 네가 물을 것도 아니니라.」하므로, 「그러면 옛 성인이 어찌하여 그런 것을 만들어 놓았습니까?」하니, 대답하기를, 「그러한 방편으로 일이 많음을 면하기 위함이니라.」하였다.
동덕조(童德稠)스님이 七일간 단식(斷食)한 것은 마치 혜가대사(慧可大師)가 눈속에 서서 팔을 자른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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