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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빠의 <마하무드라의 노래>

영원오늘 2020. 10. 16. 17:30

나로빠의 <마하무드라의 노래>

위대한 지복에 엎드려 경배합니다!

마하무드라를 설명하자면,
모든 현상은 자신의 마음.
외부세계를 보는 것은 마음의 착각.
그 본성은 꿈과 같이 공(空)하다네.
마음 자체는 생각의 움직임일 뿐
자성이 없으므로 그 힘은 한 줄기 바람.
그 본성은 하늘처럼 공(空)하니
모든 법은 허공처럼 평등하다네.

마하무드라라고 하는 것은
그 본성을 말할 수 없네.
하여 마음의 참된 본성은
마하무드라의 본성이라네.
여기에는 고치거나 바꿀 것이 없네.
이 실상을 체득할 때,
현상세계의 모든 모습이 마하무드라,
만유를 포용하는 위대한 다르마까야가 된다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쉬어라.
생각할 수 없는 다르마까야를
추구함 없이 명상하여라.
명상 가운데 애씀은 마음의 과오이네.
허공과 환영처럼
명상과 명상 아님이 둘이 아니라네.
무엇에서 벗어나고, 무엇에서 벗어나지 못 하는가?
요기들의 그런 깨달음을 통해
모든 덕과 죄가 해방된다네.
더러움이 위대한 지혜요,
요기들의 친구이니,
숲이 불의 친구인 것과 같다네.

가거나 머물 곳이 어디 있는가?
왜 홀로 명상하는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겨우 잠시 깨달은 것 같을 뿐.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거할 때
‘수행’도 ‘수행 아님’도 없고
방편을 지음도 명상도 없다네.

여기서는 아무 것도 참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네.
현상은 다르마다뚜(dharmadhatu) 속에서 자연히 해방되고,
생각은 위대한 지혜 속에서 자연히 해방되나니,
둘이 아니며 자신과 같은 다르마까야 속에서라네.
거대한 강물의 흐름처럼
일어나는 모든 일은 유익하다네.
이것이 영원한 불성이니,
삼사라를 넘어선 대상화할 수 없는 위대한 지복이라네.

모든 현상은 본래 공하네.
공 자체를 봄은 본래 정화된 것.
마음의 작용에 대한 어떤 개념도 짓지 말지니,
이것이 모든 부처의 길이라네.
본질적인 가르침인 이 시에 힘입어
모든 존재가 마하무드라를 얻기를.

 

나로빠는, 인도사람으로, 1016년에 불교 가문의 한 왕족으로 태어나, 1100년에 열반에 드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로빠는, 11세때, 당시 불교가 융성했던, 케쉬미르에 유학을 했으며, 그곳에서 3년 동안, "교학"을 수학 했다... 그 뒤, 많은 학자들과 교류하며, 3년 동안 수학을 하고, 1049년에 나란다대학으로 간다... 여기서 나로빠는, 철학, 종교 논쟁에 참가하여, 이 논쟁에서, 탁월한 학식을 인정받아, "승정"으로 추대되고, 8년 동안 제임한다...

나로빠는, 보름동안, 불교학자들과 토론을 열어, 토론 끝에 나로빠가 승리하였고, 그 누구보다도, 불학에 박학하고, 조예 깊다는 것이, 인정되었다... 뒤 이어, 흰두교 학자들과, 보름동안, 문법, 인식론, 영적지침과 논리학 등에 대하여, 열띤 토론 끝에, 나로빠에게, 모두 굴복하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나란다 대학의 이사회에서는, 나로빠에게, 그들의 스승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하고, 그에게 "아브야끼르띠" 라는 존칭을 부여하였다... 또, 700명의 흰두교 학자들이, 머리를 깍고, 불교로 개종하여, 스님이 되었다...

그러나, 꿈속, 영적인 계시에 의해, 8년간의 제임을 하고, 존경과 영광을 한몸에 받는, 승정자리를, 한순간에 버리고, 스승을 찾아, 수행의 길을 떠나게 된다...

 

하루는, 나로빠가 문법과 인식론, 영적 지침과 논리학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다가, 잠이 들게 되었다...

그 꿈속에, 한 늙고 추한 모습의 노파가 나타나 질문하기를, "당신은, 지금 공부하고 있는 문법, 인식론, 종교, 논리등에 대하여 이해하고 있습니까?" 하고 묻자,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하게 된다...

그러나, 노파가 다시 묻기를, "당신은, 낱말을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까?" 하고 묻자, 나로빠는 자신이 없어서, 낱말을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하게 된다...

이 말을 들은 노파는, 점차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며, 젊어지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나로빠는, 생각하기를, 단지, 낱말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을 뿐 인데, 저렇게 좋아하며, 젊고, 아름다워 지고 있는데, 만일, 의미까지 이해 한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의미도 이해하고 있소" 라고, 한마디 더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노파는, 슬피 울면서, 다시, 늙고 추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 광경이, 괴이하게 여겨진, 나로빠는, 다시 묻기를, "어째서 당신은, 내가 낱말을 이해한다고 했을 때는, 행복해 하다가, 내가 또, 그 의미를 이해한다고 말하니, 비참해 합니까?"하였다...

그러자, 노파는, "훌륭한 학자인 그대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히, 오직 낱말들을 이해한다고 했을 때는, 나는 행복을 느꼈소. 그러나, 곧이어, 그대가 그 의미를 이해한다고, 거짓말을 했으므로, 나는 슬퍼진 것이오. 그대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내가 알고, 그대 역시, 아는 바가 아닙니까?" 하니, 나로빠는, "그러면, 누가 그 의미를 이해하고 있습니까?"하였다...
이에, 노파가 대답하길, "띨로빠라는, 내 형제중의 한 분이요!"하였다...

잠에서 깨어, 일어난 나로빠는, 스스로 다짐하기를, 진리의 스승인, 띨로빠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이에, 나로빠는, 모든 자신의 지위와 명예를 버리고, 진리의 스승을 찾아 나선다...

 

많은 어려움과 역경을 딛고도, 스승인 띨로빠를, 찾지 못한 나로빠는, 자살을 결심하고, 자살하려는 순간, 띨로빠가 나타나, 이를 저지하고, 제자로 받아 들였다...

 

띨로빠의 제자가 된 나로빠는, 많은 가르침을 받았는데, 그 가운데, 제일 핵심이 되는 가르침이, "12고행"을 통한, "12가지 가르침"이다...

--- 참고

자아소멸행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 년에 한 가지씩 행한 순서임)

①여의보주행(如意寶珠行):수도원 꼭대기에서 뛰어내리게 하고 고쳐주기
②일여부동행(一如不動行):불 속에 뛰어들게 하고 고쳐주기
③무애자재행(無碍自在行):두 번 걸식하다가 음식을 주지 않으니 물을 음식에 끼얹고 매질당하게 한 뒤 고쳐주기
④내열발생행(內熱發生行):거머리가 우글거리는 웅덩이에 교량을 놓게하여 피를 빨린 뒤 추위로 거의 얼어죽게 한 뒤 고쳐주기
⑤만물환상행(萬物幻像行):갈대 끝을 뾰족하게 하여 돼지기름을 발라 불에 태운 뒤 몸에 찌르고 나서 고쳐주기
⑥일체몽환행(一切夢幻行):넓은 들에서 환영의 사람을 쫓게 하여 기진맥진케 한 후 고쳐주기
⑦청정광명행(淸淨光明行):코끼리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新婦를 끌어 내리게 하여 사람들에게 매질당한 뒤 고쳐주기
⑧감성명정행(感性明淨行):행차하는 왕후를 넘어뜨리게 하여 수행원들에게 맞아 실신케 한 후 살려주기
⑨재생불멸행(再生不滅行):왕자를 마차에서 끌어내려 집어던지게 한 후 군병들에게 짓밟히고 맞아 실신케 한 뒤 살려주기
⑩무상영락행(無上永樂行):여자와 동거하게 한 뒤 세상樂의 덧없음을 깨닫게 하여 본질의 기쁨을 영원히 누리도록 해주기
⑪마하무드라行:동거하던 여인을 스승이 달라고 하니 여인이 나로빠를 연연하여 띨로빠에게 등을 돌리거늘 여인을 매질하여도 나로빠의 信心은 불변하기
⑫중음세계행(中陰世界行):사막에서 피와 머리와 팔다리로 만달라를 만들어 스승 띨로빠에게 바치기(진리의 化身인 스승에게 몸과 마음을 완전히 바침을 상징함)  -----  참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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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인 띨로빠는, "4가지 관정"을 통한, 가르침을 전수한 뒤, 1년동안이나, 미동도 하지 않고, 앉은 체, 선정에 들어 있었다... 마치,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린 것처럼, 아무 말없이 고요했다...

습관에 의해, 형성된 사고가,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는 듯, 그의 마음은, 어떤 움직임도, 들어갈 수 없는, 정지 상태에 있는 것 같았다...

나로빠는, 예를 갖추어, 합장한 손으로, 띨로빠의 주위를 돌고는, 기도하였다... 띨로빠가, 잠시 한 번, 머리를 돌려 응시했을 때, 나로빠는, 가르침을 청했다...

그 러자, 띨로빠는, "만약 네가, 가르침을 원한다면, 나를 따라오너라" 라는 말과 함께, 세 겹으로 된, 중국식 지붕모양을 한, 오딴뜨라 사원의 꼭대기에 올라가, 새모양 장식 머리에, 두다리를 버티고 섰다. 그리고는, 말했다. "나에게 제자가 있다면, 여기서 뛰어 내릴 것이다."

같이 올라간 나로빠는, 이 말에, 주저없이 뛰어 내렸다... 그의 육신이, 산산히 부서져, 땅바닥에 송장처럼 눕게 되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뒤따랐다... 띨로빠가 물었다...

"뭐가 잘못된 게 있느냐?"
나로빠는 대답했다...
"업보의 소산인, 이 육신 덩어리, 갈대같이 부서지고,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띨로빠는 말했다...

"나로빠여! 네가 나라고 믿고 있는, 네 육신의 진흙 주머니는, 부서져 마땅한 것, 네 마음에 미세한 것이 보이지 않느냐?... 소망과 축복의 보배, 그리고, 현재, 과거, 미래의 붓다, 그리고, 다끼니의 신비한 본향이!..."

그리고는, 나로빠를 손으로 쓰다듬자, 나로빠의 육신은, 이전의 상태와 같이 회복됐다... 그리고 나서, 나로빠에게, 보통의 소망, 축복의 보배에 관한, 가르침을 주었다...

이것은, 띨로빠가, "스와띄 즈냐아나다아까" 로 부터,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 "봐즈라 - 봐와라아히이 성취법" 을 실현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일년동안, 띨로빠는, 다시 선정에 들어,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어느 날, 나로빠가 가르침을 청하자, 띨로빠가, 돌연 일어서서는, 어디론가 걸어갔다... 나로빠가 쫒아가보니, 그는, 불타오르는, 향전나무 장작더미 가까이에, 앉아 있었다...
나로빠가 다시, 가르침을 청하자, 띨로빠는 말했다...

"나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제자라면, 이 불 속에 뛰어들 것이다"

이에, 나로빠는, 주저하지 않고, 불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온몸이 불타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그를 엄습했다...

"나로빠여! 뭐 잘못된 게 있느냐?"

"이 육신의 토막이, 불에 태워졌습니다. 화상이 온몸을 감싸, 지금 고통스럽습니다" 하고 말했다...
다시, 띨로빠는 말했다...

"네가 네 자신이라고 믿고 있는, 몸뚱이 토막은, 불 태워질 만한 것일 뿐, 나로빠여! 네 마음의 거울을 들여다보라!... 차별과 분별 망상을 여읜, 다끼니의 신비함의 본향이 그 안에 있다!"

그리고 띨로빠는, 단지 손으로, 그를 만져 고쳤다... 그러고 나서, 그에게, 불이(不二)의 가치에 관한, 가르침을 주었다...

띨로빠는, 우거진 숲에서, 또 1년을 보냈다...
나로빠는 계속해서, 걸식한 음식물을, 띨로빠에게 공양했다... 하루는, 멀지 않은 곳에서, 묘지의 기념비를, 성역화하는 행사와 시장이 열렸다...
나로빠는 그곳에서, 그릇에, 맛좋은 음식을, 가득 얻어 가지고, 스승에게 갖다 드렸다... 띨로빠는, 맛있게 먹으면서 말했다...

"나로빠야, 이것 참 맛있구나"
나로빠는 생각했다... "통 말씀 한마디 없으시던 스승께서, 오늘은, 기분이 무척 좋으신 것 같구나"

그리고, 스승에게, 음식을 좀 더 얻어다가 드리면, 어떨지 물어 보았다...
띨로빠는, "그래, 그러려무나"하였다...
그리고는, 나로빠에게, 물이 가득 든 그릇과 나무칼을 주면서, 덧붇여 말하기를,

"만약, 사람들이 내켜 하지 않으면, 음식에 이 물을 부어라. 그들이, 너를 잡으러 쫓아 오면, 물의 상징을 그리거라. 그래도 그들이 물러가지 않으면, 이 나무칼을 흔들어라" 하고 말했다...

이 나라에서는, 공양 음식을, 한 번 받아간 후, 또 받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당신은 벌써, 공양을 받아 갔지 않았소?"하고 그에게, 다시 공양 음식을 주려고 하지 않자, 나로빠는, 음식에 물을 부었다...

그러자, "이사람이 음식을 망쳐 놓았네!"라는 소리와 함께,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를 뒤쫓아 왔다... 그들이 거의 따라와, 거리가 좁혀지자, 나로빠는, 흙바닥에, 물의 상징을 그렸다...
그러자, 나로빠와 사람들 사이에, 연못이 나타났으며, 나로빠를 뒤쫓던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연못 앞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노파가 그들에게, "연못의 물을 빼내라"고 말하자, 사람들은 그 말에 따라, 땅을 파, 물을 빼기 시작했고, 곧, 나로빠를 쫓아 올 수 있었다...

거의 잡힐 정도로, 거리가 좁혀지자, 나로빠는 나무칼을 흔들었다... 그러자, 나무칼은, 철로 된, 집으로 변하였고, 그 안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시, 노파가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석탄과 풀무를 가져오고, 불을 지피시오"하자, 사람들은 풀무질을 하면서, 석탄에 불을 붙여, 철집을 달구었다...

뜨거운 열로, 더 이상 안에 머물 수 없게 되자, 나로빠는, 밖으로 뛰쳐 나와 도망갔다... 나로빠가, 거의 띨로빠에게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나로빠를 붙들어, 그가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때렸다...

이때, 띨로빠는 다가가서 물었다...
"나로빠여! 무슨 잘못된 일이 있느냐?"

나로빠가 이에 대답하기를, "살같이 찢어지고, 참깨같이 부서졌습니다. 제 머리는 맞아서, 엉망이 되었고, 저는 아픔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띨로빠가 말했다...

"그 얽히고 설킨, 번뇌 가득한, 삼사아라의 구리솥은, 부서져 마땅하다...나로빠야! 서약이 자리하고 있는, 네 마음의 거울을 보아라...다끼니의 신비한 본향인 네 마음을!"

이 렇게 수행하여 열두해에 걸쳐서 12가지 고행을 했고, 마지막 12번째는 나로빠가 만다라를 지어서 예를 표하고는 기도의 말을 올렸을 때, 띨로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가르침을 원한다면 나를 따라 오너라"하고, 그는 커다란 사막으로 걸어갔는데 나로빠가 아무리 빨리 따라가도 그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로빠는 지쳐서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지치고 괴로움에 찬 나로빠가 그 자신의 오랜 노력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띨로빠에게 궁극적 의미의 깨침을 청하자, 띨로빠는 말했다. "만약 네가 가르침을 원하거든 만다라를 지어라" 나로빠는 아무 곡물도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모래로 만다라를 지었다.

그리고 나서, 여기저기 찾아봐도 물이 없자, 그는 공양올릴 물이 없다고 스승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띨로빠는 물었다. "너의 몸속에 피가 없느냐?" 나로빠는 동맥을 끊어 피가 뿜어 나오게 하였다.

그 리고 다시, 그가 눈을 두리번거리며 꽃을 찾았으나, 어디에도 꽃은 찾을 수가 없었다. 띨로빠는 꾸짖으며 말했다."너의 갈비뼈를 꽃잎으로 하고 네 머리칼을 짤라 그 가운데 놓아라. 그리고 네 팔과 다리를 잘라 그 주위에 가지런히 놓아라"

나로빠가 그렇게 하여, 그 만다라를 바쳤을 때, 나로빠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의식을 잃었다.
나로빠가 의식을 희미하게 다시 회복했을 때, 띨로바가 물었다.

"나로빠여! 너는 행복하느냐?"
그러자 나로빠가 대답했다.
"저의 이 살점과 피의 만다라를 구루께 바치는 것은 지복(至福)입니다"
그러자 띨로빠는,

"나로빠여, 쾌락으로 훼손시키고 있는, 이 육신은 실체가 없는 것, 그러나 그것은, 영원한 지복, 기쁨의 발진대, 중유의 삶을, 이미 머금고 있는, 그 신비한 다끼니의 본향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띨로빠는 나로빠를, 손으로 고쳐 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중간단계에 관한, 가르침을 주었다...
이 가르침은 5단계로 되어 있었다...

첫 번째는, 정화되어야만 하는 것 또는, 육신적 존재를, 중유적 상태로 인식해 내는 것...

두 번째는, 정화의 과정이, 수행되는 기반으로, 이러한 과정에 의해, 수행자가 이르게 되는 곳, 즉, 궁극의 특성을 갖는 중유적상태...

세 번째는, 정화되어야만 하는 것인, 궁극의 중유적 상태이자, 그 불청정한 내용적 현시물들의 인식...

네 번째는, 어린아이의 차원이 된, 그 찬란한 빛의 방편, 곧, 중유적 행위의 가르침에 의해, 두루 빛나며, 마음이 밝아짐이다...

 

다섯 번째는, 성취되는 공(空), 무(無)의 구경(究竟)이다...

나로빠는, 이 모든 가르침을 충분히 받고, 슈이 까카말라 승원에 갔다...

그곳에서는, 많은 학승들이, 자신들의 이론을 강론, 설교하고 있었다...

나로빠가, 그들의 이론을 논파함으로써, 다시 그의 명성이 퍼지려 하자, 띨로빠는, 탐탁치 않게 생각하여, 나로빠에게 말했다...

"나로빠여, 책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단지 말뿐으로, 네가 노점상에서 산, 부패한 우유만큼이나 나쁘다"

그렇지만 나로빠는, 이론적 탐구가 갖는, 장점에 대해, 스승께 여쭈는 한편, 끊임없이, 순수를 머금어 내는, 영적인 자정(自淨)능력에 의해, 분별지의 오염을 말끔히 한 후, 그렇다면, 동쪽 까아마루우빠(아쌈 또는 앗샘)의 화장터에서, 선정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띨로빠에게 물어 보았다...

 

그러자 띨로빠는, 그에게 더럽고,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는, 식기도구들이 담긴, 해골 바가지를 주면서 말했다...

"이것을 먹으라!"
나로빠는, 울상을 짓지 않을 수 없었으나, 어찌할 수 없이, 그 내용물들을 입안에 넣었다...

그런데, 그 식기 도구들이, 입속에서 삼켜지면서, 맛있는 음식이 되어, 소화되는 것이 아닌가!...

나로빠는 생각했다...

 

" 영적인 정화의 자장(磁場)이 작용하자, 이 더럽고 메스껍던,

식기도구들이 8가지 미향을 갖는, 맛있는 음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영성이 작용하지 않았을 때, 그것은, 메스꺼울 뿐인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선정이 없다면, 모든 것은, 삼사아라(業)의 원인이다...

선정이 있을 때, 비로소, 니르바나(열반)의 축복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루께서는, 내가, 나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들을 위해, 흔들림 없는, 여여한 정(定)에, 항상 처할 것을, 말씀하시고자 한 것이다"

그러자 띨로빠는 말했다...

"네가 생각한 그대로이다..."

그리고는, 나로빠에게, 이 분지의 티끌로부터 벗어나, 대상에 대한, 천착(생각, 사고에 의한)이 없어야 한다는 가르침과 모든 행위의 세계가, 여여한 정행이 되게 하는, 가르침을 주었다...
그리하여, 스승 띨로빠와 제자 나로빠의 마음 세계는 일치하게 된다...

 

그 후, 나로빠는, 이타행을 암시한, 띨로빠의 게송을 듣고, 허름한 면바지를 입고, 손에는 걸식도구로, 해골바가지를 들고, "바이두우랴"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걸식행각을 했다...


이것은, 먹는 무엇이든, 다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 것이다...

길을 가다가 그는, 한 무리의 어린아이들을 만났다... 그 어린아이들 중, 어떤 아이가, 이 상징을 이해하고는, 나로빠에게 면도칼을 주고, 먹어 보라고 했다... 나로빠는 아이의 말을 따랐다...
그러자, 그 날카로운 면도칼이, 버터같이 녹으면서, 우물우물 소화되자, 길 가던 사람들도, 모두 발을 멈추고, 크게 놀라 감탄하였다...
그리고, 소문은 퍼지고 퍼져, 그 나라의 왕에게까지 알려졌다...

 

나로빠는, 곧, 위험 인물로 지목되고, 왕은 중신들과 대책을 논의 했다...

그러나, 의견은 구구하여, 일치되지 않은 가운데, 왕은 생각다 못해, 코끼리 상아에, 창검을 부착케 하고, 나로빠를 향해 돌진시켰다...

그러나 나로빠는, 무섭게 돌진해 오는 코끼리에 대해,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똑바로, 코끼리 앞에서서, 안광을 고정시켜 코끼리를 주시하자, 코끼리는 몇 발작 움직이지도 않아, 거꾸러진 채,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무거운 코끼리의 시체가 부패하여, 도시를 병으로 전염시킬까 봐, 모두가 두려워하며, 걱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사람들은 시름에 빠져, 저마다 우왕좌왕하였다...


왕은 또한, 자신이 아끼는, 코끼리가 죽은 것에 대해 슬퍼하며, 신하들을 크게 꾸짖었다... "이것은 너희들이 잘못해서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다른 코끼리를 구해 바쳐야 한다"
그러나, 신하들은 저마다, 자신은 그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하였고, 마침내, 나로빠에게 면도칼을 주어, 소문을 퍼뜨리게 한, 어린아이에게 책임이 있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는, 그 어린아이의 부모에게, 책임을 추궁하였다... 그 어린아이의 부모는, 눈물을 흘리며, 뜻하지 않은 불행을 탄식하였다...


이때, 한 노파가 나타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들은 그렇게 탄식하지 말고, 코끼리를 쓰러뜨린, 그 요가 행자에게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는 것이 나을 것이오..."
그 어린아이의 부모는, 맞는 말이라 생각하고는, 나로빠를 찾아가, 손을 합장하여 경배하고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물어 보았다...
나로빠는, "나에게 맡기시오"라고 말하고는, 큰 코끼리가 쓰러진 곳으로 가서, 눈을 지그시 감고, 정신을 집중하여, 그 힘으로 코끼리를 도심지로부터, 교외의 들판으로 이동시켰다...
그리하여, 전염병의 공포에 떨던 사람들을, 일단 안심시켰다...
그리고는, 코끼리에게, 영적 갱생력을 불어넣어, 다시 살아나도록 하였다...

왕은, 신하들에 대한 노여움을 거두고, 매우 기뻐하였으며, 그 어린아이의 부모 역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왕은, 나로빠를 왕궁으로 초대하여, 그를 왕사(王師)로 임명하였으며, 공주와 결혼하게 하였다...

그런데, 나로빠는 그녀에게, "입문의 전수"와 가르침을 베풀고는, 자신은 사냥개의 무리를 이끌고, 사슴을 좇는, 남성, 여성의 양성(兩性)적인 모습을 현시(顯示)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를 망측하게 여겼고, 제사장들과 궁중 관리 일행은, 왕에게 달려가, 낱낱이 그 사실을 고하였다...

그리고 말하기를,

 

"이 악을 행하는 자를, 당장에 해고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는 궁중의 모든 사람들을, 타락시킬 것입니다"
왕은 먼저, 무슨 일인가를,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는, 나로빠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하여 말하였다...

"그 무슨 해괴한 형상이오... 제발, 그만 그쳐서, 사람들을 진정케 하시오" 그러나 나로빠는, 그 형상을 계속해서 나타냈다... 제사장들과 궁중관리들은, 다시 탄원하였다...
"왕이시여, 왕께서 이 사악한 자를, 추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이곳을 떠나겠나이다" 왕은 생각했다...
"
만약, 내가 나로빠의 추방을 허락하지 않고, 이들을 떠나게 내버려 둔다면, 나는 역대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종교적 전통을 무시했다는, 혹평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로빠를 후환이 없게, 잡아 처형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즉시, 그의 측근 신하들과 상의하였다...

대책을 논의한 뒤, 왕은, 나로빠를 오도록 청하였다...

나로빠는 여전히, 남성, 여성 양성(兩性)의 형상을 한 채, 왕의 면전에 나아갔다...

왕은, 많은 수행원들과 사제장들, 그리고, 궁중신하들을 대동하고 있었다...

나로빠가, 양성의 형상을 거두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자, 왕은 소리쳤다...

 

"당신은,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고, 그로써, 붓다의 종교를 파괴했오" 곧이어, 왕의 엄령이 떨어지자,

왕의 수행원들은, 나로빠를, 장작을 지펴, 화형에 처하였다...

 

불꽃이 활활 타올라, 검은 연기와 불씨가, 사방으로 흩날려, 나로빠의 죽음이 확실시되자,

왕을 비롯하여,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담당 궁중관리와 왕의 수행원 중 한명이,

재로 화한 나로빠의 유해를 버리기 위해, 처형장소에 다가갔을 때,

나로빠는 그 자신을, 양성의 형상으로 나타내어, 여전히 살아서, 불꽃 속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 빛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찬란했다...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놀라 하며, 왕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보고했다...

왕과 함께 있던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고는, 직접가서 확인하였다...

그런데, 모든 것이, 보고된 그대로였다...

 

마침내, 당황한 왕은, 직접 가서 그 사실을 확인하고는 놀라 말했다...

"어떻게 저 구루는 화형에도 죽지 않고 살아났는가?"

 

나로빠는 말했다...

"심한 욕설, 그리고 칼질은, 빈약하던 나의 인내심의 방패를, 크게 일으키도록 도와주었네...

나의 고뇌를 야기시키던, 까르마(업)의족쇄는, 나로 하여금, 삼독(三毒)을 초탈케 하였네...

이 전단향나무의 불꽃, 아집(我執)의 그루터기를 태워 버리고,

날카로운 칼날, 삼사아라(業)의 얽힘을 끊어 버렸으며,

군주의 심판 내린 곤봉, 유아(有我)에 악령 씌운, 유한(有限)의 고집을, 산산히 부서지게 했음에..."

 

그러자, 왕과 사제장들, 궁중관리들, 그리고, 여러 추종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까르마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을 두려워하며, 슬픔에 잠겼다...

 

그 후, 그들은 꿈속에서, 땅이 열리며, 지옥에서 억겁에 걸쳐, 고통받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 비참상은, 경전에 언급된 그대로였다...

그들은 깨어나서, 저마다 꿈 얘기를 하면서, 극도의 절망에 빠져, 모두가 손을 모아 기원하였다...

 

"나로빠여! 당신의 선의(善意)를 살피지 않고, 감정과 어리석은 증오심으로, 우리는 악업(惡業)을 지었소이다...

 

우리들은 모두가, 지옥에 태어나, 고통받는 꿈을 꾸었고, 악업의 결과가,

그와 같이 무시무시한 것임을 깨닫고, 우리들은 모두, 슬픔에 빠져 있소...

사죄하고, 참회할 뿐이오...

 

이제, 다르마의 스승이신 당신께, 우리가 지은 까르마의 결과를, 감내(甘耐)할 수 있도록,

친절을 베풀어 주시기를, 간곡히 기원합니다"

 

그들의 참회는, 진실한 것이였다...

나로빠는 말하였다...

 

"왕이시여! 당신과 당신의 추종들이, 진정 참회하고, 업장을 씻고자 한다면, 단지 말만으로는, 충분치 않소!"
하고는, 다음과 같은 게송(偈頌)을 말했다...

 

"들으시오, 왕이시여!

여러 시주(施主)들이시여!

굳게 얽혀진, 8가지 세속의 욕망은, 그 매듭이 풀어져, 정도를 향한,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삼독에 찬, 삼사아라의 수렁에서 건너 뛰어, 무지, 어둠의 마구니는, 달아났소이다...

이제, 깨달음을 향한, 꺼지지 않는 불꽃을 켜 냈으니,

불생불멸의 그 실재의 영역에, 내디딘 발걸음에 힘을 주어, 소리 높여 참회하시오!..."

 

그러자, 왕과 대중들은, 돈오(頓悟)적 찰나와 같이, 한 순간에 지고화된,

의식의 심증(心證)으로, 자신들의 악업이, 정화된 것을 깨닫고는, 나로빠에게 감사하며,

다르마에 귀의하고, 대승(大乘)의 깃발을, 높이 선양하였다...

 

이와 같이, 밀교적 수행은, 신비한 힘과 선정력과 지혜를 지니고 있다...

누구나, 이 수행으로 말미앎아, 본래 구유되어 있는, 자신의 진리의 마음인, 자성을 찾아,

수행의 완성으로, 나아 갈 수 있게 된다...

그 이외도, 많은 성자들께서, 이 수행을 통하여, 깨달음에 이르렀고,

지금도, 이러한 수행은, 면면히 그 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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