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금강

나는 다른 길을 따라 걸어간다

영원오늘 2020. 2. 23. 03:21

  모든 것은 근본적으로 환상이고 덧없나니,

  이원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은 고통을 행복아라 여기는구나.

  마치 칼끝에 묻은 벌꿀을 핥는 것처럼.

  실재인 것으로 굳게 집착하나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관심을 안으로 돌리게나. 내 친구여!

 

  그러나 내면에 주의를 돌리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우리는 얼마나 쉽게 낡은 습관을 좇고

  우리를 지배하는 행동 양식에 사로잡히는가!


  뇨슐 켄포의 시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처럼

  그것들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더라도,

  우리는 거의 운명으로 체념하고 그것들을 받아들인다.

  우리가 그것들에 굴복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자유를 이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유가 습관으로 전락한다면 우리는 순전히 노예일 따름이다.

  그러나 깊은 성찰은 서서히 우리에게 지혜를 가져다준다.

  우리는 자신이 고착된 생활 습관을

  또다시 반복하는 것을 자각할 수 있고,

  그로부터 벗어나기를 갈망하기 시작하게 된다.

  물론, 우리는 또다시 빠져들겠지만

  그렇더라도 점점 그로부터 벗어나 바뀔 수 있다.

  「다섯 장으로 된 자서전」이라 불리는 다음의 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1) 나는 길을 따라 걸어간다.

     포장된 길에 수렁이 있다.

     나는 그곳에 빠진다.

     나는 길을 잃었다. ……나는 희망이 없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빠져나갈 길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이다.

 

  2) 나는 같은 길을 따라 걸어간다.

     포장된 길에 깊은 수렁이 있다.

     나는 그것을 못 본 척한다.

     나는 다시 그곳에 빠진다.

     내가 같은 수렁 속에 빠져 있음을 믿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빠져나가려면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3) 나는 같은 길을 따라 걸어간다.

     포장된 길에 깊은 수렁이 있다.

     나는 수렁을 보았다.

     나는 또다시 거기에 빠졌다.  ……그것은 습관 때문이었다.

     내 눈은 열려 있다.

     내가 어디 있는지 나는 안다.

     그것은 내 잘못이다.

     나는 즉시 빠져나온다.

 

  4) 나는 같은 길을 따라 걸어간다.

      포장된 길에 커다란 수렁이 있다.

      나는 비켜서 지난간다.

 

  5) 나는 다른 길을 따라 걸어간다.

 

  <티베트의 지혜> 발췌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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